전북 도민들 "새만금 계속" 집단행동

  • 입력 2003년 6월 4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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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환경단체 등의 주장에 대한 전북도와 도민들의 반발이 격화되고 있다.

3일 강현욱(姜賢旭) 전북도지사와 일부 도의원 등이 서울 여의도 집회에서 삭발하고 하위직 공무원들이 집단 사표를 제출하는 등 점차 대응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도내 일각에서 새만금 사업을 중단하면 정권 퇴진 운동을 벌이겠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현지의 격앙된 분위기를 나타내는 것이다.

전북도와 도민들이 이처럼 반발하는 것은 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종교계의 ‘삼보일배’ 행사가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데다 국회의원 147명이 사업 일시 중단에 서명하는 등 현재의 여건이 사업이 중단됐던 1999년 초 때보다 더 악화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종교계와 환경단체 등에서 조직적으로 사업중단 운동을 펼치는 데다 환경부 등 일부부처 장관들이 동조 움직임까지 보여 정부가 이들의 압력에 굴복해 사업을 중단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전북도와 도민들은 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지난달 20일 국무회의 발언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갖고 있다. 당시 노 대통령은 “방조제에 바닷물이 드나드는 문제를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사업의 전반적인 문제를 논의할 신구상기획단을 6월 중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대해 전북도는 “방조제에 바닷물이 유통된다는 말은 방조제 공사를 현 상태에서 일단 중단할 수도 있다는 것이 아니냐”며 “이는 사업을 하지 말자는 얘기”라고 반발했다.

강 지사는 “정부와 전북도, 주민 등이 참여하는 신구상기획단의 논의 대상도 간척지 내부 토지 이용계획 마련에 국한돼야 하며 사업 중단을 포함한 논의는 있을 수 없다”고 못박았다.

강 지사는 “방조제 공사의 73%가 진행된 상태에서 공사를 중단할 경우 오히려 엄청난 환경 재앙이 초래 될 수 있다”며 “2년 전 민관합동기구의 논의 끝에 정부가 결정한대로 친환경적이고 순차적인 개발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기획단의 구성과 성격 등에서조차 정부와 전북도 등의 의견이 뚜렷이 갈라져 새만금 사업을 둘러싼 찬반논쟁은 당분간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전북도민들은 대부분 그동안 새만금 사업이 지난 40년간 지속돼온 지역의 낙후를 일거에 씻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에 사업중단 주장에 대해 심한 거부감을 보여 왔다.

전북도내에서도 일부 종교계와 환경 시민단체, 젊은층을 중심으로 새만금 사업 반대 움직임이 있고 주민들 사이에 사업 효과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은 여전히 ‘지역개발’이라는 큰 목소리에 묻혀 있는 상태다.

전주=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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