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벽母女’ "예븐 옷 입고싶은데 돈없어" 의류 상습절도

  • 입력 2003년 6월 9일 18시 46분


서울 중구 명동 일대를 돌며 35차례에 걸쳐 700여만원어치의 고급 의류를 상습적으로 훔친 ‘모녀 절도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9일 고급 의류를 상습적으로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송모씨(57)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범행에 가담한 딸 유모씨(24)를 불구속입건했다.

평범한 모녀지간이었던 이들이 범행에 나서게 된 것은 지난해 7월.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하지 못한 유씨가 입사 면접 때 입을 정장이 필요하다며 옷을 사달라고 조른 게 발단이었다.

10여년 전 이혼한 뒤 특별한 직업 없이 생계를 이어오던 송씨는 옷값이 생각보다 너무 비싸 구입할 여력이 없자 계산하지 않고 옷을 들고 나왔다.

돈 내지 않고 옷을 들고 나오는데 성공한 모녀는 이후 본격적으로 범죄에 나섰다. 서울 영등포와 명동 일대 옷가게와 백화점을 돌며 유씨가 옷을 사는 척 하며 점원의 주의를 끄는 사이 어머니 송씨가 옷을 재빨리 쇼핑백에 넣는 수법으로 35차례에 걸쳐 700여만원어치를 훔쳤다.

이들은 8일 승용차를 이용해 백화점과 옷가게 등 16군데를 돌며 250여만원 상당의 고급의류를 슬쩍 들고 나오다 날치기 사범 단속을 위해 현장에 있던 경찰에 붙잡혔다.

송씨는 경찰에서 “외동딸에게 예쁜 옷을 입히기 위해 옷을 훔치기 시작했는데 별 어려움 없이 성공을 하면서 재미를 붙인 것 같다”며 뒤늦게 후회했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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