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불량자 대출' 속여 9억원 가로채

  • 입력 2003년 6월 9일 18시 57분


신용불량자 1만3000여명을 상대로 대출을 해주겠다고 속여 9억여원을 가로챈 인터넷 대출 사이트 대표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9일 미국 대출업체로부터 돈을 들여와 대출해 주겠다고 속여 거액을 가로챈 T사 대표 우모씨(47)를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본부장 이모씨(32) 등 6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우씨 등은 3월 17일 인터넷 대출사이트를 개설해 서울 부산 대전 등 전국에 대리점 20여개와 지사 200여개를 만든 뒤 “미국의 제휴사로부터 3600억원을 들여와 신용불량자와 연체자에게 특별대출해주겠다”며 두 달 동안 1만3000여명으로부터 선납금 등의 명목으로 모두 9억여원을 받아 달아난 혐의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대출 희망자들에게 20만원 상당의 정수기나 홍삼을 구입하게 하거나 대출 신청금의 1%를 선납으로 받는 수법으로 돈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200만∼300만원씩의 가입비를 받고 대리점을 모집한 뒤 각 대리점 산하의 영업사원 2000여명을 동원해 대출자들을 모집해 왔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서울 모 대리점 남모씨(42)가 대출자들로부터 받은 5000만원을 가지고 달아나는 등 본사의 사기행각을 눈치 챈 일부 대리점의 횡령액까지 합하면 피해액이 16억∼17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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