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8시 대전시 대덕구 오정동 한남대 교내 연못(오정못) 주변.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김밥과 음료 샌드위치 등을 건네는 손길이 바쁘다. 학생들은 “고맙다”는 인사만 건넬 뿐 돈을 내지는 않는 모습. 이는 한남대 교목실이 지난해 1학기 중간고사 때부터 학교 주변의 자취생들을 위해 마련한 ‘코이노니아(koinonia)의 아침’ 행사 모습이다. 코이노니아는 ‘교제’ 또는 ‘사귐’이라는 의미의 헬라어이다.
교목실이 이 행사를 마련한 것은 학교 주변의 자취생들이 아침을 밥 먹듯 거르고 특히 시험기간이면 거의 먹지 않아 건강을 크게 해치고 있다는 얘기를 접했기 때문.
시험기간 2주씩 연간 8주 동안(1, 2학기 중간 및 기말고사)은 아예 아침을 ‘강제로’ 먹이기로 하고 오전 8시부터 10시까지 이처럼 길목을 지켜서고 있다가 먹거리를 주고 있다.
아침 거리를 받아가는 학생은 하루에만 줄잡아 400여명.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인근의 재개발지구 노인들도 찾아들어 요즘 들어서는 하루 500여명 분의 아침이 필요해졌다.
교목실 관계자는 “행사를 시작한 지 1년여 만에 학교 주변의 30여개 교회가 동참해 재정적으로 돕거나 자원봉사자를 통해 손수 만든 음식을 보내오고 있다”며 “학교와 지역사회가 하나로 어울어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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