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사이드/시흥주민 제3경인고속도 노선변경 요구

  • 입력 2003년 6월 9일 21시 07분


정부와 경기도가 민간자본을 유치해 내년에 착공할 예정인 제3경인고속도로 건설사업과 관련해 경기 시흥지역 주민과 환경단체가 소음과 매연 피해 등이 우려된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제3경인고속도로 건설=9일 시흥시에 따르면 정부는 1996년 제3경인고속도로를 민자유치 대상사업으로 결정했다. 경기도는 97년 H건설이 주축이 된 컨소시엄 ‘제3경인고속도로㈜’를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사업시행자인 H건설 등은 4357억여원(토지 보상비 제외)의 사업비를 투입해 내년부터 고속도로 공사에 들어가 2007년 완공할 예정이다.

고속도로는 인천 남동구 고잔동∼시흥시 논곡동을 연결하는 14.3km(인천 1.12km, 시흥 13.18km)의 왕복 6차로로 시흥시 월곶동과 연성동, 하중동 등을 관통하게 된다.

▽주민 반발=주민들은 고속도로 건설 기본계획이 발표되자 시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고속도로가 건설되면 매연과 소음 등으로 주거환경과 도시미관이 훼손될 우려가 크다”며 반발하고 있다.

또 인천 시점에서 9.5km 떨어진 하중동 일대의 주민들은 최근 ‘제3경인고속도로 건설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시내를 관통하는 일부 구간은 평지보다 20여m 높은 야산을 깎아낸 뒤 아파트 3층 높이에 도로를 개설하게 돼 있는데 심한 소음 때문에 학생들이 수업에 큰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 특히 시흥고와 연성중, 연성초등학교는 고속도로와의 거리가 50∼100m에 불과해 교육환경이 심하게 훼손될 우려가 높다는 주장이다.

H건설은 4일 연성동사무소에서 환경영향평가를 위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발로 무산됐다.

▽전망=시흥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지역 시민단체들은 주민과 함께 조만간 고속도로 건설 반대 입장을 밝히고 대책 마련을 요구할 방침이어서 향후 사업 추진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을 따를 전망이다.

시흥환경운동연합 서정철 상임대표는 “소음 등 환경피해도 문제지만 고속도로가 시가지 중심을 관통해 도시가 남북으로 단절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주민의 입장을 반영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정책을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이미 기본계획이 확정됐기 때문에 노선을 변경하는 것은 어렵다”며 “주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택가 통과구간을 터널방식으로 변경하도록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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