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성서 4차 공단 입주 '하늘의 별따기

  • 입력 2003년 6월 16일 20시 35분


대구 성서공단에서 중소 규모의 자동차부품 제조 공장을 운영하는 A씨는 요즘 밤잠을 설치는 날이 잦다.

대구 달서구 비상활주로에 조성될 예정인 ‘성서 4차 지방산업단지’ 분양 경쟁률이 예상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 지난해부터 계획해 온 공장 이전의 실현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A씨는 수년간 800평을 밑도는 현 공장부지에서 수출 및 내수용 부품을 생산해 왔으나지난해부터 거래업체의 ‘주문’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더 큰 공장으로 생산라인을 옮기기로 결심했다.

때마침 대구시가 성서4차 지방산업단지 입주 업체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내자 A씨는 10일 공장용부지 2000평을 분양받기를 원한다는 내용의 신청서를 제출했다.

대구시가 분양을 계획 중인 부지 면적은 5만2000평. 기술력과 지역경제 기여도 등 첨단업종 위주로 부지를 분양할 계획.

이날 입주업체 모집을 마감한 결과 782개 업체가 134만평(면적기준)을 신청, 경쟁률이 무려 25.8대1로 나타났다.

A씨는 “분양 경쟁률이 당초 예상보다 너무 높아 ‘공단 입주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이야기가 지역업계에 돌고 있다”면서 “경쟁률이 높지만 비교적 첨단부품을 생산하는 우리 회사의 실적과 기술력 등이 탄탄한 만큼, 정확한 현장 실사와 객관적인 서류 심사에 한가닥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속칭 ‘활주로 공단’으로 불리는 대구 성서4차 지방산업단지에 업체들이 몰리는 이유는 이 곳의 입지적 여건이 뛰어난데다 땅값이 기존 공단의 절반 수준인 평당 60만원에 불과하기 때문.

기존 성서공단내 입지여건이 양호한 공장의 평당 가격은 140만∼15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1000∼2000평가량의 공장 부지를 분양받을 경우 최소 6억∼12억원의 차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관계자들은 이와 관련, ‘이미 몇몇 지역 유력 기업들에게 분양대상 부지가 대부분 돌아가는 것으로 결정됐으며 나머지 경쟁 업체는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등 소문이 무성하게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업계 관계자들은 “분양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전문가 등으로 구성되는 시의 ‘평가위원회’에 누가 참여하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평가위원에 대한 로비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성서4차 산업단지 분양을 둘러싸고 갖가지 억측과 소문이 돌고 있으나 모두 사실과 다르다”면서“당초 발표대로 공정한 기준을 마련, 객관적인 심사를 통해 입주 업체를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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