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서세연/'끼어들기 운전'은 범죄행위

  • 입력 2003년 6월 22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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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세연
1980년대 초부터 이른바 ‘마이카 시대’가 열렸다. 불과 20여년 사이에 자동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차량을 여러 대 소유하는 가구도 많아졌다. 대부분의 도로가 자동차로 가득 차게 되면서 교통상황을 알리는 교통방송은 ‘도로마다 차량소통이 잘 안되고 있다’는 비슷한 말을 연일 전하고 있다.

그러나 각종 자동차 대수는 늘어났지만 우리 교통문화는 그에 따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공중도덕, 질서의식, 타인에 대한 배려는 자동차 수가 증가한 만큼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넓은 도로에서 좁은 도로로 빠져나갈 때나 차로가 많은 도로가 공사 등의 이유로 차로가 줄어들 경우, 차량 행렬은 어김없이 부챗살 모양으로 변한다. 끼어들기를 좋아하는 조급증 환자들로 인해 차량 소통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이러한 얌체 운전자들의 끼어들기 행위는 질서를 지키는 다른 선량한 운전자들의 시간을 훔치는 ‘무형의 범죄행위’라 할 수 있다.

버스전용차로 통행금지, 갓길 통행금지, 끼어들기 금지 등 차량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마련된 교통법규가 엄연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규정을 무시하는 것이 다반사다. 지체된 차량행렬 옆으로 다른 운전자가 보고 있는 가운데 갓길을 유유히 달리는 차, 한 줄로 서 있는 차량행렬 앞에서 염치없이 끼어들기를 하는 차…. 이들의 극단적 이기심을 어떻게 고운 눈으로 볼 수 있겠는가.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 전반의 교통문화 수준을 향상시키고 교통질서를 잘 지키게 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우리 각자의 의식수준이 높아져야 한다는 것은 더 말할 필요가 없는 일이다.

다만 이를 위해 먼저 질서를 잘 지키도록 하는 강제적 처방을 마련하는 것이 어떨까.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질서위반에 대한 범칙금 등 제재 조치는 외국에 비해 너무 미미한 것이 아닌가 싶다.

교통질서를 위반하면 엄청난 불이익이 돌아가도록 법제도를 강화해 자칫 작은 위반으로도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게 함으로써 얌체족 운전자들이 질서를 위반하고 싶은 마음이 아예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서세연 법무사·서울 중구 예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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