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는 가지산(해발 1240m)과 신불산(〃 1209m) 등 해발 1000m 이상의 산 8개가 울산 울주군과 경북 청도구, 경남 밀양시 등에 밀집해 있고 유럽의 알프스산과 같이 경치가 빼어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울산의 ㈜영남알프스는 울주군 상북면 이천리 일대 신불산 8부 능선인 사자평 고원 일대 3만여평에 관광농원을 조성키로 하고 최근 농림부에 ‘농촌자연관광농원 지정 및 예산지원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회사는 해발 900여m인 이곳에 국비 25억원과 자비 58억원 등 83억원을 들여 민박시설과 휴게소, 특산물 매점, 가축방목장 주차장을 조성할 계획이다.회사 측은 또 장기적으로 이 일대에 스키장과 미니골프장 승마장 등을 갖춘 대규모 휴양레저단지로 조성할 계획인것으로 알려져 산 아래의 경남 밀양과 양산 지역 주민들의 식수원인 밀양댐 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또 ㈜영남알프스의 사업예정지 인근에는 지난해 6월 비무장지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방아쇠’(감독 박광수) 촬영을 위한 세트장이 건립되다 자금난으로 영화제작이 중단되면서 세트장이 1년째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사자평 5000여평에 조성된 이 세트장은 3m 높이의 철조망 안에 실물 크기의 비무장지대 초소(GP) 4개와 휴게실 군부대 막사 등이 설치됐다.
㈜언양알프스레저와 한국자수정산업관광㈜ 등은 2001년부터 신불산 아래에서 정상까지 케이블카를 설치한 뒤 위락단지를 조성키로 했다가 환경단체의 반발로 사업을 보류하기도 했다.
울주군(군수 엄창섭)도 영남알프스를 산악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해 지난해 3월 공무원 12명으로 ‘산악관광자원개발 기획팀’을 구성,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있어 “환경보존에 앞장서야 할 자치단체가 영남알프스 훼손에 가세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울산생명의 숲(이사장 양명학·울산대 교수)은 최근 발표한 성명서에서 “무분별한 훼손을 막기 위해 영남알프스를 국립공원으로 지정, 정부차원에서 보존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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