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우리 부모들은 가정경제의 많은 부분을 자녀 교육에 투자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교육에 대한 뚜렷한 주관이나 방향을 갖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저 ‘남이 하니까 우리 아이도…’하는 식이다. 또한 자녀교육에 진지한 고민을 하지 않는 부모일수록 자기 위안용으로 아이를 무작정 과외나 학원으로 몰아넣는다.
이러한 부모들의 어긋난 교육열은 우리 아이들을 이 학원 저 학원으로 떠돌아다니는 학원 유랑아로 만들고 있다. 지난 달 ‘내 자녀 영어 내가 가르치기’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만난 초등학교 4학년 여자아이의 어머니 K씨는 “지금은 피아노와 영어학원에만 보내고 있지만 주변의 다른 아이들이 대부분 전 과목 보습학원에 다니고 있어 불안하다”고 털어놓았다. 우리 시대 자녀를 둔 어머니라면 대부분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머니들은 아이들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수백만원짜리 어학연수나 미국에서 온 원어민 강사가 아니라 자신을 이해해주는 부모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일류대학, 뛰어난 영어 실력보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더 중요한 것이 많다. 이제 ‘옆집아이가 어떤 학원에 등록했는가’, ‘피아노 과외 선생이 어느 학교를 나왔나’보다는 ‘우리 아이가 친구들과 무슨 대화를 하는지’, ‘무엇을 배우고 싶어 하는지’ 아이들의 얘기에 좀 더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어려서부터 공부만 시키고 행복한 경험을 주지 않으면 아이들은 커서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싶어도 갖지 못하게 된다. 이런 경우 아이는 머리로 계산만 할 줄 알지 가슴으로 사랑을 느끼지 못하는 괴물이 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김성은 ㈜브릿지북스코리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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