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일단락된 부산지하철의 경우 노조 핵심세력인 승무지부 기관사 402명이 지도부의 결정과 달리 파업에 불참, 결과적으로 협상타결을 앞당겼다.
기관사들이 파업에 불참한 것은 집행부가 공단측이 내놓은 타협안을 외면하고 강경투쟁을 밀어붙였기 때문. 이들의 파업 불참은 타지부원들의 업무복귀를 가속화시켜 협상 타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5일 부분 파업실시 여부를 두고 찬반 투표를 실시한 현대자동차 노조 역시 찬성율이 역대 최저 수준인 54.81%에 불과해 향후 이어질 다른 사업장의 파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현대자동차 노조는 임단협에서 주 40시간 근무와 비정규직 차별철폐, 자본이동 특별협약 체결 등 3대 중점 과제를 내걸고 투쟁에 임했으나 이들 문제가 대부분 정치적으로 해결돼야 할 사항이어서 조합원들의 공감이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 노조 게시판 지도부 성토 빗발◆
이와 관련해 현대자동차 노동조합과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판매본부 홈페이지 게시판은 조합원과 네티즌들의 노조 지도부 성토 의견으로 뜨겁다.
특히 현대 자동차 노동조합 자유게시판은 파업 찬반 투표 결과가 전해진 25일 오전부터 접속 폭주로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노조의 정치세력화 우려〓‘가는세월'이라는 네티즌은 “왜 파업이 필요한지도 생각지 않고 민노총 단병호 위원장의 지침에만 따라가느냐"며 "미리 파업일정을 잡아 놓고 형식적으로 협상하다가 순서에 따라 쟁의 결의하고, 투표하니까 호응을 못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민노총의 노동운동은 조합원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정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또 ‘바른소리’라는 조합원도 “우리 조합원들은 정치를 모른다”며 “5만명의 밥줄인 생산라인을 대의원들이 마음대로 세워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노동자 내부의 불평등 심화〓‘마음에 타는불 ’이라는 네티즌은 “지금의 노조가 정말 노동자를 위한 노조인가?”라고 반문한 뒤 “노동자를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또 다른 노동계급을 옹호하고 대기업 노조를 위해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피를 뽑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자신을 오리온전기 조합원이라고 소개한 네티즌은 “여러분이 더 많은 것을 요구하면 협력업체는 죽는다”며 “우리를 생각해서라도 쟁의를 자제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대로 가다간 나라망해”〓 ‘무명’이라는 네티즌은 “누굴 위한 노조인가”라고 묻고 “갈수록 치열해져가는 국제경쟁속에서 기업이 살아남아야 노동자도 살 수 있는데 어찌하여 자신들의 이익과 실속만을 추구하는가”라고 안타까워 했다.
◆노조 지도부 “찬성률 저조 반성한다”◆
한편 현대자동차 노조 관계자는 “찬성률이 낮은 데 대해서는 노조 집행부도 깊히 반성하고 있다”며 그러나 “조합원들이 비난을 할 수는 있겠지만 동참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사태를 낙관했다.
또 노조 게시판의 비난여론에 대해서는 “노조 게시판은 비실명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사측에서도 노사업무팀을 중심으로 조직적으로 방해 여론을 올린다”고 신뢰를 보이지 않았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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