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떼강도 수사 형사-범인 술파티

  • 입력 2003년 6월 28일 02시 47분


현대그룹의 비자금 150억원을 돈세탁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영완씨(50) 집 떼강도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관들이 붙잡은 범인을 모텔에서 조사하면서 김씨에게서 모텔 숙박비와 식대를 제공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은 27일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서대문경찰서 강력2반에 대한 감찰 결과 지난해 4월 유치장에 갇혀 있던 범인 곽모씨(45) 등 3명을 4월 26일부터 6일간 서울 종로구 평창동 J모텔로 옮겨 조사하면서 숙박비와 식대를 김씨의 비서를 통해 지불하도록 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밝혔다.

강력2반의 형사 한 명은 범인 곽씨로부터 발렌타인 17년산 양주 3병을 제공받아 집에서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서울경찰청은 “형사들이 범인들과 양주파티를 했다는 의혹은 부인하고 있다”며 “다만 형사들이 J모텔에서 범인들과 식사를 하면서 반주로 소주와 맥주를 마신 적은 있다”고 밝혔다.

형사들은 또 모텔 수사 이후 강력2반 사무실에서 보강조사를 하다 일당 중 C씨가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서 택배로 주문한 육회를 나눠먹기도 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범인 곽씨의 동생이 형사들에게 술과 안주를 제공하기 위해 곽씨 계좌에 500만원을 입금했다는 진술에 대해 형사들이 극구 부인하고 있다”며 “계좌추적권이 없어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범인들이 지난해 3월 31일 김씨 집에서 강탈한 돈이 100억원이 아니라 180억원이라는 의혹도 밝혀내지 못했다.

서울경찰청은 청주교도소로 직원을 보내 곽씨에 대해 조사를 하는 한편 비위가 드러난 형사들에 대해서는 징계를 내릴 방침이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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