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 다람쥐 사건' 수사받던 강도용의자 자살

  • 입력 2003년 7월 3일 18시 36분


‘관악산 다람쥐’ 강도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돼 경찰 수사를 받았던 40대 남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3일 오전 7시경 서울 광진구 자양동 건물신축 공사장 4층에서 김모씨(48·무직·서울 관악구 봉천동)가 목을 매 숨져있는 것을 현장 인부들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가족과 친구에게 남긴 유서에서 “내가 (관악산 다람쥐 강도사건) 범인이라는 데 가슴이 답답하고 괴롭다. 자백을 하지 않으면 (경찰이) 다른 ‘관악산 다람쥐’ 강도사건들의 피해자들도 모두 불러서 대질시키겠다고 한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5일 금천구 시흥동 부근 관악산에서 피해자 강모씨(48·여) 등 3명이 현금 6만여원과 통장 등을 빼앗기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남부경찰서는 목격자 박모씨(47)의 증언 등을 토대로 숨진 김씨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지난달 28일 밤 관악산 주변에서 김씨를 붙잡아 다음날 새벽까지 조사했다. 피해자 강씨 등은 대질 조사에서 김씨를 범인이라고 말했으나 김씨는 범죄 사실을 일관되게 부인하다 29일 낮 일단 귀가한 뒤 30일 경찰에 다시 나왔다가 점심을 먹고 오겠다며 밖으로 나가 잠적했다.

김씨의 가족들은 “김씨가 2년 전 사업에 실패해 생활고를 겪고 있으면서 처지를 비관해오던 차에 범인으로 몰려 더욱 괴로워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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