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철대표 사전영장 청구…체포동의서 국회 보내

쇼핑몰 굿모닝시티 분양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채동욱·蔡東旭 부장검사)는 18일 3차 소환에 불응한 민주당 정대철(鄭大哲) 대표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를 적용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또 정 대표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했다.

검찰은 정 대표가 2001∼2002년 굿모닝시티 대표 윤창열(尹彰烈·구속)씨에게서 정치자금 등의 명목으로 받은 4억2000만원 가운데 2억원 이상이 쇼핑몰 인허가 등 사업 관련 청탁의 대가인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정 대표가 다른 공무원의 직무에 영향을 미치는 대가로 돈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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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이날 이례적으로 언론에 ‘굿모닝시티 수사 관련 검찰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배포해 “정 의원이 여당 대표라는 점을 충분히 감안해 수사 보안과 함께 소환과정에서도 예우를 해 왔으나 정 대표 스스로 소환에 응할 의사가 없음을 밝힌 이상 일반적인 형사사건 처리절차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국회의원은 국회 동의 없이 소환 당일을 넘겨 조사를 할 수 없는데도 정 대표가 당무 현안을 이유로 3차례나 소환에 불응한 것은 설득력이 없다”며 “이 사건 관련 피해자들이 조속한 사건 처리를 요구하고 있어 영장을 청구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정 대표의 진술이 없더라도 범죄 혐의를 뒷받침할 자료가 충분하게 확보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사전영장을 청구함에 따라 법원은 이날 법무부에 체포동의요구서를 보냈다. 법무부가 이를 국회에 보내고,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 참석에 과반수 찬성으로 동의하면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정 대표의 구속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국회가 체포동의요구를 부결할 경우 법원은 영장을 기각해야 한다. 국회 비회기 중에는 이 같은 체포동의요구 절차 없이 법원이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또 검찰은 구속기간 만료(19일)를 앞두고 있는 윤씨를 이날 350억원 규모의 회사 돈을 빼돌리거나 손실을 끼친 혐의(횡령 및 배임)로 기소했다.

검찰은 또 2001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16차례에 걸쳐 윤씨에게서 서울 중구청 공무원에게 쇼핑몰사업 인허가 관련 청탁을 하는 대가로 3억2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전직 중구청 공무원 봉수현씨(47)를 구속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굿모닝시티 계약자협의회가 여야 의원 20여명에 대한 굿모닝시티의 로비 명세가 담긴 자료를 검찰에 제출하겠다고 밝혀옴에 따라 이를 수사 참고자료로 삼기로 했다.

한편 민주당 정대철(鄭大哲) 대표는 18일 굿모닝시티 분양비리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사전구속영장 발부에 대해 “이달 말을 넘기지 않고 검찰에 자진 출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의 변호인단 중 한 사람인 유선호(柳宣浩) 전 의원은 “정 대표가 신당 논의를 이달 안에, 가급적 빨리 매듭짓고 검찰에 나가 정치자금 문제를 소상히 밝히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이같이 전했다. 유 전 의원은 변호인단의 입장 발표를 통해 “검찰에도 이 같은 입장을 서면으로 전하면서 소환일시 연기를 요청한 바 있으나 검찰은 전례 없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해 정 대표가 수사를 회피하고 있다는 식으로 여론의 비난을 전가하려 하고 있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