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이나 교육위원선거에서도 정치판과 똑같이 불법 타락 흑색선전이 난무한다. 학교운영위원들도 후보자의 교육적 식견보다는 지연 학연 인연 등에 따라 선거하는 경향이 강하다. 서울시의 경우 대체로 첫째로 출신 지역이 같은 자, 둘째로 소속 교직단체에서 지지하는 자, 셋째로 출신 대학이 같은 자, 넷째로 초중등의 학교 급별이 같은 자의 순서로 지지하는 경향이 많다. 특히 구성원간 결속력이 강한 특정 지역이나 특정 교직단체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크다.
그런가 하면 현직 교육감이 재당선되기 위해, 또는 교육감과 코드가 같은 인물을 차기 교육감에 당선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교장 교감 등의 관리직 인사를 하기도 한다. 당선 취약 지역이나 취약 학교에 코드를 같이하는 인물을 배치해 세를 강화하면서 코드를 달리하는 인물을 견제하게 한다. 교육위원 선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일부 현직 교장은 퇴임 후 교육위원이 되기 위해, 일부 현직 교육위원은 재당선되기 위해 선심성 정책을 펴는가 하면 각종 이권에 개입하기도 한다.
현행 교육감 선출제도는 1차 투표에서 유효 투표의 과반수를 얻은 후보자가 없으면 1, 2위 득표자가 결선투표를 하도록 돼 있어 충남도의 경우처럼 후보자 사이에 추잡스러운 뒷거래가 이뤄질 소지가 많다. 충남도의 경우 들통이 났을 뿐이지 다른 시도라고 이런 일이 없으라는 법은 없다. 일부 교직단체에서 성명을 통해 교육감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들이 교육감이나 교육위원 선거에서 취한 그동안의 행적을 볼 때 과연 그러한 목소리를 떳떳이 낼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 물론 각서 파문이 사실이라면 도덕성을 상실한 교육의 수장은 사퇴해야 마땅하다.
이와 같이 현행 교육감 및 교육위원 선거 제도는 학교운영위원들이 특정 이해 당사자들의 각종 로비에 편승하기 쉽고 후보자간 담합의 소지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현행 선거제도는 민주주의의 핵이라 할 주민 대표성을 거의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의 대안 중 하나로 제기되는 지역 내 모든 학부모가 참여하는 학부모 투표 방안 역시 대표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없고 특정 세력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약점을 지니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현행 선거 제도는 반드시 주민 직선제로 전환되어야 한다. 정치권이나 교육 당국은 교육감 및 교육위원 선거 제도의 이해득실을 따지지 말고 주민 대표성과 선거의 공정성을 담보할 선거제도를 마련해 지역 교육 발전의 밑돌이 되게 해야 할 것이다.
남경희 서울교대 교수·교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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