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광주대 언론홍보대학원에 학위논문 ‘5·18광주민중항쟁과 보도사진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제출한 나경택(羅庚澤·54·연합뉴스 전남지사장)씨. 5·18 당시 ‘전남매일신문’ 소속 사진기자였던 그는 5·18 상황을 생생하게 기록하기 위해 계엄군 몰래 셔터를 눌렀다.
1989년 12월 국회의 ‘광주청문회’ 당시 야당 국회의원들의 손에 들려져 텔레비전에 생중계됐던 ‘곤봉 치켜 든 공수부대원’ 사진도 서슬퍼렇던 그 시절 지인을 통해 외신에 몰래 넘겨준 사진 가운데 한 장이었다.
40년 가까이 카메라를 잡아 온 그의 지론은 “극한 상황일수록 한 장의 사진은 더욱 강한 빛을 발한다”는 것.
그는 논문에서 “아직 5·18의 완벽한 진상규명은 이뤄지지 않았으나 다른 역사적 사건에 비해 비교적 신속한 진실의 실체에 접근하게 된 것은 당시 현장을 기록한 보도사진의 신뢰성 때문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그는 “1960년 4·19의거와 1987년 ‘6월 항쟁’ 과정에서도 한 장의 사진이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됐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사회적 영향력을 넘어서 근본적으로는 인간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원동력으로서의 사진의 역할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 씨는 1987년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에 129점의 필름을 제공, 5·18 현장을 담은 첫 전시회를 연데 이어 사진집 ‘5월 광주’를 펴낸 공로로 1990년 천주교 측으로부터 ‘용감한 기자상’을 받았으며, 같은 해 ‘한국기자상’(사진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광주=김권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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