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근태(金槿泰) 의원은 24일 서울지법에서 열린 정치자금 관련 결심공판에서 “정치자금의 투명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나의 양심고백이 이런 흐름에 일조하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최후진술을 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양심선언을 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었다.
김 의원은 이날 “우리 사회는 원칙과 상식을 가지고 살아가려 하면 아름다워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추해지도록 만드는 야만이 여전히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야만을 그냥 둔 채로 나만을 예외로 해달라는 ‘선처’를 간청할 생각은 없다”며 자신의 고백이 오히려 웃음거리가 되는 세태를 통렬히 비판했다. 김 의원이 준비한 최후진술은 A4용지 3장 분량.
그는 또 “책임 있는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정치인들이 먼저 자신의 정치자금에 대해 정직하게 밝히고 국민의 이해와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3월 “2000년 후원금으로 들어온 5억4000여만원 중 권노갑(權魯甲) 전 민주당 최고위원이 준 2000만원을 포함해 2억4500여만원을 영수증 처리하지 않았고 선관위에도 이 부분을 누락 신고했다”고 양심선언을 해 지난해 11월 불구속 기소됐다.
서울지검 공안1부(김영한·金英漢 부장검사)는 이날 김 의원에 대해 징역 6월에 추징금 2000만원을 구형했다. 선고공판은 다음달 14일 오전 10시. 이날 공판에는 조순형(趙舜衡) 정범구(鄭範九) 임종석(任鍾晳) 민주당 의원, 김원웅(金元雄) 개혁당 대표와 김 의원 지지자 40여명 등이 참석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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