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중부지방의 경우 대부분 7일 오전에 비가 그쳤으나 영남과 호남지방에는 8일까지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20∼50mm(많은 곳은 80mm 이상)의 비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으로 지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제10호 태풍 아타우의 북상으로 7일 오후부터 제주와 남부지방이 태풍의 간접 영향권에 들어 피해가 우려된다.
아타우는 7일 오후 9시 현재 일본 가고시마(鹿兒島) 남남서쪽 약 370km 부근 해상을 지났으며 8일 오전 9시에는 가고시마 남동쪽 약 100km 부근 해상까지 올라올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아타우는 중심기압이 950hPa(헥토파스칼)인 대형 태풍으로 중심 부근에는 초속 41m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한편 부산에는 7일 오전부터 시간당 최고 50mm의 집중호우가 내려 북구와 동래구의 교량과 도로가 침수됐고 지하철 1, 2호선 전봇대에 낙뢰해 전동차 운행이 잠깐 중단되기도 했다.
경남 마산에서는 기습폭우로 산호 석전 합성동 일대 건물 6곳의 지하층이 침수됐다.
이에 앞서 경기 북부와 강원 일부지역에 6일 밤부터 폭우가 쏟아져 경기 포천군 관인면 중1리 지장산 계곡에서 차모씨(62) 등 등산객 2명이 실종되고 곳곳의 주택과 도로가 침수되거나 유실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장마 끝났는데 큰 비 왜오나▼
6일 오후부터 7일 오전까지 경기 북부지역에 최고 275.5mm의 폭우가 쏟아졌다.
장마가 끝났는데도 왜 이처럼 많은 비가 오는 걸까.
그 원인은 차가운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서로 충돌을 일으키는 최근 한반도의 불안정한 대기상태 때문이란 게 기상청의 분석이다.
한반도의 대기 아래층은 계속된 무더위로 인해 올라간 지표면 온도의 영향에다 남서쪽에서 유입되는 고온다습한 기류로 인해 따뜻한 상태지만 상층 대기에는 차가운 성질을 가진 공기가 가득 차 대류현상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
이로 인해 소나기구름인 적란운이 만들어지면서 천둥과 번개를 동반하고 시간당 최고 70mm의 비가 내리는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국지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기상청은 설명한다.
7일 오전 경기 북부지방에 내린 비도 서해상에서 이 같은 현상이 생기면서 수증기가 대량으로 생성됐기 때문이란 것.
그러나 장마 후 집중호우는 이례적인 현상이 아니고 최근 10여년간 매년 되풀이되며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서울에는 장마기간에 226.1mm의 비가 내렸지만 장마가 끝난 뒤 8월 말까지 690mm가 내려 장마기간에 비해 3배나 많은 비가 왔다.
전국적으로도 1993년 이후 10년 동안 96, 97, 2001년을 뺀 7년은 장마 후의 강수량이 장마 때보다 더 많았다. 특히 98년부터 장마 후 집중호우가 심해지는 추세다.
이런 현상에 대해 기상학자들은 대체로 지구온난화나 엘니뇨, 라니냐와 같은 지구환경의 변화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일정하게 계속 내리는 장마보다 시간당 30mm 이상의 집중호우가 더 큰 피해를 가져오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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