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의 연합화 양상=이번에 적발된 조폭들은 인접지역끼리 연계, 서로 도피처를 제공하거나 필요한 경우 청부성 대리범죄도 벌이는 등 연합화를 꾀한 것으로 밝혀졌다.
수유리파 행동대장 오모씨(32·구속기소)의 경우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양평 지역 폭력배 박모씨가 제공한 은신처에서 숨어지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검거 당일에는 대학생들의 MT장소로 인기있는 경기 가평군 대성리에서 강북지역의 또다른 폭력조직원 40여명과 축구시합을 하기도 했다. 서울 강북지역(미아리 돈암동 정릉 쌍문동 화양리 등) 조폭들은 매월 1회 꼴로 단합대회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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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 조폭들은 미국 마피아식의 조직관리를 모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계파 전 두목 김모씨의 경우 범죄단체구성 등 죄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수감된 상태에서 부하 이모씨 등과 면회하면서 지속적으로 조직을 ‘옥중 지휘’하기도 했다.
▽해외 원정 폭력=수유리파 오모씨 등 5명은 2000년 5월 이 조직 두목 김모씨(기소중지)가 운영하는 일본 나고야(名吉屋)현 호스트바의 이익이 줄어들자 경쟁업소를 찾아가 업주인 한국인 지모씨의 허벅지를 흉기로 찌르며 협박하는 등 집단 폭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인디안파 행동대장 천모씨(33) 등 4명은 수감된 후배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본에 체류하고 있는 이모씨(40)를 찾아가 흉기로 엉덩이 등을 찌르는 등 린치를 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이들을 피해 미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권 개입=합수부는 목포 오거리파 두목 김모씨(47) 등 3명이 2000년 7월 서울 은평구 불광동 모 호텔의 운영권을 뺏기 위해 폭력배 20여명을 동원해 이 호텔 운영자 조모씨와 객실 임대업자 강모씨 등에게 “호텔을 비우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했다고 밝혔다.
또 나주 동아파 부두목 김모씨(35·구속기소) 등 3명은 상장사인 모 의류수출업체 회장 조모씨를 납치해 3시간 동안 건물 지하실에 감금한 채 “계열사의 주식을 넘기라”며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경은 “유흥업소 등의 이권에 개입해 축적한 자금을 기반으로 합법적인 사업가 행세를 하는 조직폭력배들이 늘고 있다”며 “국세청의 협조를 받아 계좌추적을 실시, 드러나는 자금원을 차단해 폭력조직의 기반을 무너뜨리겠다”고 밝혔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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