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국내에서는 현재 가장 많이 버림 받는 개이기도 하다. 귀엽다고 많이 기르기는 하지만 관리하기가 어려워 병에 걸리면 쉽게 버리기 때문이다.
14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에 있는 시민단체 ‘동물자유연대’를 찾았다. ‘버려진 동물에게 새 주인을 찾아주자’는 동물입양운동을 펼치는 이 단체는 16일 오후 6시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집 없는 동물들의 날’ 행사를 벌인다.
미국의 국제동물권리협회(ISAR)가 1992년 8월 셋째 주 토요일에 연 것이 출발이 된 이 행사는 현재 전 세계 15개국에서 해마다 열리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번이 처음.
동물자유연대가 현재 사무실에서 보살피고 있는 동물은 강아지 10여 마리와 고양이 2마리. 낯선 사람에게도 꼬리를 흔들며 매달린다.
“버림을 받고 정에 굶주려 있거든요. 처음엔 두려워하며 주인을 찾더니 많이 나아졌죠.”
조희경 상임대표(42)가 측은한 듯 시추 한 마리를 끌어다 안는다. ‘토리’라는 이름의 이 개는 한쪽 눈이 없다. 녹내장으로 고생하다 올해 결국 수술로 눈 하나를 잃었다. “시추는 귀여운 외모로 가장 인기가 좋은 품종입니다. 근데 눈이 약해서 관리를 잘 해줘야 돼요. 사실 조금만 신경써주면 되는데 대충 키우다 나 몰라라 버린 거죠.”
조씨에 따르면 하루 평균 20∼30마리의 개들이 동물구조관리협회로 들어온다. 서울에서만 1년에 1만 마리 이상이 버려진다는 것.
“워낙 숫자가 많다보니 협회도 한계가 있어요. 늙거나 약한 개들은 할 수 없이 안락사를 시킵니다. 그건 차라리 나아요. 보신탕의 재료가 되는 애완견이 얼마나 많은 줄 아세요?”
조씨도 보신탕 문화를 지금 당장 없앤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나 진돗개나 풍산개 등 토종개들마저 보신탕의 재료가 되는 게 현실. 버려진 애완견들이 보신탕 가게로 넘어가는 것만이라도 당국이 막아주길 바랐다.
“동물은 인간의 소유물이 아닌 살아있는 생물입니다. 사람은 개들을 가지고 놀다 버리면 그만이지만 버려진 개들에겐 그때부터 지옥이 시작됩니다. 그걸 잊지 마세요.”
정양환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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