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수색영장 발부…경찰 “조기 집행”

  • 입력 2003년 8월 27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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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운송하역노조 산하 화물연대가 1주일째 집단 운송거부를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27일 화물연대 지도부가 농성 중인 민주노총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기로 해 충돌이 우려된다.

경찰은 이날 서울지법 남부지원에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2가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 주변에 400여명의 경찰을 배치했다. 압수수색영장의 유효기간은 9월2일까지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미 영장이 발부된 부산 부산진구 범천동 민주노총 부산본부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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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맞서 화물연대는 민주노총 사무실 주변에 ‘사수대(死守隊)’ 수백명을 배치해 노-정 충돌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화물연대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고, 영장을 집행할 경우 민주노총 등 노동계의 강한 반발이 예상됨에 따라 집행 시기는 신중히 결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경찰 내부에서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강경 대응을 지시한 만큼 조기에 압수수색에 나설 것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화물연대는 회원들이 집에서 대기하는 ‘산개투쟁’을 멈추고 이날부터 장외 집회를 병행하기로 했다. 또 정부가 지도부를 연행하거나 회원을 처벌하는 등 탄압을 계속하면 차량을 동원한 강력한 투쟁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화물연대 경인 및 충청지부 회원 1000여명이 민주노총 본부로 집결하고 있으며 부산과 충북 제천, 전남 광양, 경북 포항 등에서도 지부별 집회를 가졌다.

그러나 정부가 예고한 복귀시한(27일 0시) 이후 현업에 복귀하는 화물연대 차주들이 크게 늘면서 물류가 점차 정상화되고 있다.

산업자원부 등에 따르면 27일 0시까지 업무에 복귀한 가루시멘트트레일러(BCT) 분야 차주는 전체 1848명 중 1459명(79%)에 이르고 있다. 컨테이너 분야 화물차주의 복귀 비율도 27일 현재 38%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한때 평소의 60%대까지 떨어졌던 시멘트 출하량은 평상시의 93% 이상으로 높아졌고 부산항 광양항 등 주요 항만과 경기 의왕시 경인내륙컨테이너기지(ICD)의 컨테이너 반출입량도 평소의 70∼80% 수준으로 회복됐다. 시멘트 업계와 시멘트 운송업계는 27일 “21일 시작된 화물연대 BCT 분야 불법 운송거부는 무력화됐으며 시멘트 운송은 완전 정상화됐다”고 선언했다. 업계는 업무에 복귀하지 않은 차주의 명단을 정부에 통보하는 한편 복귀자에 대해서는 약속한 대로 26일부터 월 실질수입을 20만∼30만원 추가 인상하는 내용의 재계약을 하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당초 27일 0시까지 업무에 복귀하지 않는 차량에 대해서는 경유세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으나 이 시점까지 복귀의사만 밝힌 화물연대 회원에 대해서도 이를 인정키로 했다.

한편 대검 공안부(홍경식·洪景植 검사장)는 화물연대 운송 거부와 관련해 차량 운송방해 혐의로 김모씨 등 4명을 구속하고 19명을 불구속 입건했으며, 9명에 대해서는 즉결에 회부했다고 이날 밝혔다.김씨 등은 21일 경북 포항시 등지에서 화물 차량들의 앞뒤에 자신들의 승용차를 주차시키는 방법으로 운송을 방해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또 전국운송하역노조 김종인 위원장 등 16명에 대해서는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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