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하루만 무사히” 회기포함안돼 의원들 긴급체포 가능성

‘공포의 일요일.’

각종 비리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등 검찰의 추적을 받고 있는 여야 국회의원들이 일요일인 이달 31일을 앞두고 공포에 떨고 있다.

8월 임시국회가 30일로 끝나고 정기국회가 시작되는 9월 1일의 사이에 낀 31일은 국회의원들의 보호막인 ‘불체포 특권’이 적용되지 않아 검찰이 마음만 먹으면 비리 국회의원들을 전격 체포해 신병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검찰에 의해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국회의원은 3명. 쇼핑몰 굿모닝시티 분양비리에서 윤창열(尹彰烈·구속) 대표에게서 4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정대철(鄭大哲) 민주당 대표와 나라종금 퇴출저지 로비 의혹에 연루된 같은 당 박주선(朴柱宣) 의원,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회사대표에게서 6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한나라당 박명환(朴明煥) 의원 등이다.

그러나 검찰이 현역 국회의원을 긴급체포하는 등 강제 수사할 가능성은 현재로는 낮은 편이다. 국회의원에 대한 강제수사가 법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이럴 경우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게 검찰 내부의 판단이다.

특히 정대철 대표는 다음달 4일 청와대 5자회담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검찰이 ‘무리수’를 두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론적으로도 이들에 대한 전격 체포는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만약 국회의원들을 긴급체포한다면 48시간 안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신병 처리를 결정해야 하지만 31일 다음날인 9월 1일에는 정기국회가 개회돼 해당 의원들을 석방해야 한다.

한 검찰관계자는 “31일만 지나면 정기국회가 끝나는 연말까지 이들 비리혐의 국회의원은 국회가 체포동의안을 처리하지 않는 한 검찰의 칼날을 피할 수 있다”며 “언제까지 이같이 정치인 동료 감싸기가 계속될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