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공릉동 육군사관학교에 가면 주말 간성문(干城門) 밖 ‘푸른 동산’에서 이런 영화 같은 장면을 많이 볼 수 있다.
당당하게 국방의 의무를 다했던 청춘의 기억이 떠오르고 아이들에겐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씩씩한 젊음의 매력을 전해주는 곳, 이번 주말 육사를 방문해보면 어떨까.
▽육사기념관 및 육군박물관=주말엔 가족단위로 찾는 이가 많지만 평일엔 단체관람이 많은 편.
가이드는 특이하게도 대부분 여대생이다. 육사기념관 가이드는 가까운 서울여대 학생들에게 인기 만점의 아르바이트. 초등학생들을 안내하던 정다운씨(서울여대 경영2)는 “생도들과 서울여대생이 연애는 많이 해도 막상 결혼에 골인하는 커플은 별로 없다고 들었다”며 방긋 웃었다.
육사기념관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은 생도가 묵는 화랑관의 숙소와 똑같이 만들어진 전시관. 육사 지원의 꿈을 지닌 청소년이 많이 몰린다. 우스갯소리 하나. 여성들이 가장 싫어하는 얘기 두 가지가 군대와 축구에 관한 것이라고들 말한다. 그런데 기념관 지하 1층에 지난해 월드컵축구대회 때 이곳에서 훈련했던 포르투갈 축구대표팀이 남긴 사인과 축구공 등이 진열돼 있지만 여성들은 별로 싫어하지 않는다.
임진왜란 때 사용한 보물 제860호 비격진천뢰 등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다양한 군 장비를 볼 수 있는 육군박물관은 재정비를 위해 휴관 중이며 다음달 1일 다시 문을 연다.
▽야외무기전시장 및 화랑연병장=방문객들이 사진 촬영장소로 가장 좋아한다는 야외무기전시장은 각국의 비행기와 헬리콥터, 전차와 장갑차 등이 전시돼 있다. 박물관 구경에 심드렁하던 아이들도 이곳에 오면 신이 나 소리를 질러댄다.
탁 트인 길을 따라 드넓게 펼쳐진 잔디밭도 시원하고 운치 있게 수풀이 우거진 산책길도 좋다. 깔끔하고 예술적인 풍모가 느껴지는 건축물들도 눈에 띄는 볼거리. 공보담당 김진수 소령은 “조만간 생도들이 공부하는 충무관이나 도서관 등도 일부 관람객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름철이라 지금은 하지 않고 있는 사관생도들의 분열행진인 ‘화랑의식’은 10월 둘째 주부터 매주 토요일 화랑연병장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정양환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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