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는 1일 발간한 ‘2002년 인권보고서’에서 DJ 정부 5년간의 인권상황을 개괄적으로 평가하면서 “빈부 격차와 계층간 갈등이 드러나는 등 사회적 안정성이 약화됐으며 검찰과 경찰, 국가정보원은 아직도 고문·도청 등 인권을 유린하는 수사관행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변협은 지난해 10월 서울지검에서 수사 도중 발생한 피의자 사망 사건을 한국 인권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변협은 특히 국가보안법 개폐, 준법서약제도,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합법화 및 양심수 석방 등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논란을 빚고 있는 점을 들어 사회통합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변협은 “다만 국가인권위원회,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등 인권 관련 위원회가 출범해 이전의 인권침해 사례를 밝혀내는 등 인권문제에 대한 국가적 대응체제를 마련한 점은 그나마 하나의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또 “인권침해 제도와 권위주의적 관행들이 약해지고 소외계층의 인권의식이 신장되긴 했으나 이는 순전히 정부의 노력 때문이라기보다는 시민들의 참여의식이 성장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국가보안법 구속자수가 98년 465명에서 2002년 131명으로 줄었으며 지난해 5월 발표된 국제인권사면위원회 인권보고서에서도 인권 보장과 증진에 있어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또 “지난해 4월 준법서약서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올해 공안관련 사범의 가석방 심사시 준법서약제도를 폐지하는 등 국내외 인권단체들의 비판을 능동적으로 수용했다”고 말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변협의 인권보고서에 지적한 내용들 중 바람직한 것은 적극 검토해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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