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반구대 암각화 "차수벽 설치해야"

  • 입력 2003년 9월 1일 20시 28분


《선사시대 바위그림인 울산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를 영구보존하기 위해서는 암각화 바로 앞에 차수벽(遮水壁)을 설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으로 지적됐다. 울산시의 의뢰를 받아 2001년 10월부터 약 2년간 반구대 암각화 영구보존을 위한 용역조사를 해온 서울대 석조문화재 보존과학회(회장 김수진 교수)는 1일 최종 보고서에서 이같은 보존방안을 제시했다.》

반구대 암각화는 1965년 하류에 사연댐이 건설되면서 1년에 8개월 이상 침수돼 훼손이 가속화되는 문화재. 그동안 학계와 환경단체 등에 의해 다양한 보존방안이 제시됐으나 장기간에 걸친 정밀조사를 거쳐 가장 현실성 있는 보존방안이 제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보존과학회는 반구대 암각화의 직접적인 훼손 요인은 지질구조와 자연적 풍화 침식작용, 침수와 노출 반복 등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암각화 보존 사업은 △구조취약 부분 보강 △침수방지 △훼손부위 복원·보존처리 △유지관리 등의 순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암각화 아래쪽이 안정성을 잃어가고 있어 암각화의 구조적 보강공사도 시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석조문화재 보존과학회는 구체적인 암각화 보존방안으로 △사연댐 수위를 낮추는 방안 △반구대 암각화 바로 앞의 대곡천 유로(流路)를 변경하는 방안 △반구대 암각화 바로 앞에 차수벽을 설치하는 방안 등 세가지 보존방안을 제시했다.

댐 수위를 낮추는 방안은 암각화 접근이 용이한 장점은 있지만 댐 담수능력 감소에 따른 상수원 확보를 위해 1200여억원을 들여 댐을 추가로 건설해야 하고, 유로 변경 방안은 댐 담수량에는 변동이 없지만 공사비가 300여억원으로 과다하게 소요되고 인근 산림을 훼손하는 문제가 제기됐다.

차수벽 설치 방안은 암각화에 인접한 차수벽 때문에 암각화 훼손 위험이 있지만 사업비가 53억원밖에 소요되지 않는 장점이 있어 가장 경제적이고 현실적이라고 보존과학회는 밝혔다.

시는 2일 오후 2시 시청 대회의실에서 석조 문화재 보존과학회와 암각화 관련학회, 시민단체, 지역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최종 보고회를 개최한다.

또 올해안으로 이날 제시된 세가지 암각화 보존방안 가운데 하나를 최종 확정한 뒤 내년부터 보존공사를 시작할 방침이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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