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행사=2일 화물연대 소속 회원들이 수백 대의 컨테이너 차량을 동원, 부산항 신선대부두 등으로 통하는 주요 도로에서 서행과 불법주차를 반복하면서 오전 내내 교통흐름을 방해했다.
화물연대 경기·충청지역 회원들은 1일 오후 11시경 28대의 트럭을 경기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정문에 주차한 뒤 달아난 데 이어 2일 오전 2시반경 150여대의 트럭으로 의왕ICD 진입을 시도했다.
또 2일 오전 1시경부터 회원 180여명이 컨테이너 트럭 등을 몰고 한남대교 가양대교 성산대교 등을 건너 서울 도심에서 차량시위를 벌이려다 경찰에 저지됐다.
경찰은 1일 오후 11시경 차량시위 첩보를 입수해 주요 톨게이트와 물류거점 등에 경찰력과 견인차, 열쇠복제 기술자 등을 집중 배치해 차량시위를 조기에 진압했다.
▽강경투쟁 선언=화물연대는 2일 오후 ‘탄압은 저항을 부른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의 강경대응에 맞서 요구조건이 관철될 때까지 차량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화물연대는 “1, 2일의 차량시위는 ‘빙산의 일각’이며 더 이상 평화적, 합법적 투쟁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정호희 사무처장은 “정부가 노골적으로 ‘자본 편들기’에 나서 무차별 연행을 자행하는 바람에 지도부도 벼랑 끝에 몰린 회원들의 (강경대응) 요구를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경투쟁 배경과 전망=화물연대의 강경노선 선회는 이탈자 속출 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인다. 화물연대는 그동안 산개 및 재택(在宅) 등을 통한 운송거부라는 평화적인 방법을 사용해 왔다.
그러나 파업이 길어지면서 정부와의 협상 결렬에 이어 이탈자가 속출했다.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집회에 참석한 일부 지역간부들이 “대책 없는 운송거부를 계속할 수 없다. 차라리 차량시위를 하자”며 집행부의 결단을 촉구하는 등 내부 불만도 높아져 왔다.
경찰의 전방위적 압박도 주효한 것으로 파악된다. 경찰은 영장을 발부받아 화물연대 지도부와 회원들 간의 연락 수단인 주파수공용통신(TRS)을 감청, 연락망을 차단했다. 또 민주노총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방침을 거듭 천명하는 한편, 각 지부의 극렬 행위자를 검거하는 양동작전을 펼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파업 지도부가 다음주 추석 때 물류대란을 경고하고 있지만 엄청난 여론의 비난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실력행사가 파업의 고비인 것 같다”고 말했다.
화물연대 차량시위 시간대별 상황 | |
1일 오후 2시반경 | 화물연대, 경북 포항에서 차량시위 |
오후 11시경 | 경찰, 화물연대 전국 동시다발 차량시위 첩보 입수 |
2일 0시경 | 화물연대 차량, 경기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ICD) 입구 봉쇄 |
오전 1시경 | 화물연대 차량, 서울 올림픽대로 진입 |
오전 1∼2시반경 | 경찰, 서울 가양, 한남, 성산대교 남단에서 화물연대 차량 저지 |
오전 2시반 | 화물연대 차량, 경기 의왕ICD 재진입 시도 |
오전∼오후 늦게 | 화물연대 차량, 부산 신선대 부두 등 주요 도로 교통 방해 |
오전∼오후 2시반경 | 화물연대 차량, 남해고속도로 서부산톨게이트 교통 방해 |
오후 | 화물연대, 차량시위 등 강경투쟁 발표 |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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