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車 급발진으로 피해” 소송…법원 “제조사 책임없다”

  • 입력 2003년 9월 2일 22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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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법 민사합의17부(신성기·辛成基 부장판사)는 2일 탤런트 김수미씨 등 외제차 소유자 8명이 “급발진으로 피해를 봤다”며 BMW와 볼보자동차 등을 상대로 낸 5건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모두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들은 피고가 전자파 간섭에 따른 영향분석을 실시하지 않은 데다 급발진 예방을 위한 시프트록을 설치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나 이를 자동차에 내재한 설계상 결함으로 보기 어렵다”며 “아울러 급발진 위험성에 대한 경고가 미흡했고 에어백이 제때 작동하지 않았다는 원고측 주장도 이유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원고들의 입증 책임을 완화하더라도 자동차를 사용법에 따라 합리적으로 조작했다는 점만큼은 입증해야 하는데 이런 입증도 없이 피고에게 제조 설계상 결함이 없었음을 입증하라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고법 민사22부(김이수·金二洙 부장판사)와 서울지법 민사합의12부(조관행·趙寬行 부장판사)도 각각 2월과 7월 대우차와 현대차 소유주 23명과 39명이 낸 같은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이에 따라 99년 자동차 급발진이 사회문제로 떠오른 뒤 국내외 자동차 제조사들을 상대로 제기된 많은 소송에서 제조사들이 승소할 가능성이 커졌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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