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지난 1998년 이후 3년 단위로 이 축제를 개최할 계획이었으나 내년 제3회 축제의 개최 여부에 대한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제주도는 내년 예산에 이 축제 관련 경비를 반영하지 않아 사실상 축제를 포기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제주도가 개최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은 1, 2회 축제가 실패작이라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축제 성과〓1회 축제(예산 124억원)에는 25개국 28개 섬이 참가했으며 2회 축제(예산 90억원)에는 28개국 35개 지역 공연단이 참가해 제주시 오라관광지구에서 토속문화를 선보였다.
이 축제 관람객은 무료 입장객을 포함해 당초 목표인 60만 명에 훨씬 못미치는 1회 44만명, 2회 26만명에 불과해 막대한 예산 투자의 실익이 없었다.
‘섬들만의 축제’라는 아이디어는 신선하고 독특했으나 관람객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행사 기획 및 진행이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주발전연구원이 지난 2월 도민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1.4%가 지속적인 축제 개최를, 25.1%가 축제 폐지를 요구했다.
제주발전연구원 신동일(申東一) 연구원은 “섬문화축제가 실패한 이유는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한 우리 자신에게 있다”면서 “이 축제는 제주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문화·관광의 인프라이자 소중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전망〓제주도는 지난 2월 섬문화축제에 대한 개최 결정을 연기하고 6월 도민토론회를 열었으나 찬반 의견이 팽팽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2017년까지 사용키로 한 오라관광지구내 상설 축제공연장 부지에 최근 골프장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43억원이 든 시설물이 철거될 형편이다.
제주도는 이달 중 회의를 열어 축제 폐지, 새로운 축제 개발, 축제 개선 등 3가지 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뒤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제주도 홍원영(洪元暎) 관광문화국장은 “축제 개선 쪽으로 결론이 나면 장소, 프로그램, 예산, 기획 등을 새로 짜야한다”면서 “현재로서는 축제 지속 여부에 대해 말할 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제주=임재영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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