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작은 희생이 큰 생명 살려요”

  • 입력 2003년 9월 4일 21시 06분


인천구치소(소장 김민희) 경비교도대원들이 백혈병으로 투병중인 초등학교 6학년생 정혜수양(여·12)에게 혈소판을 수혈해 새 생명을 찾아주는 등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이 구치소 경비교도대는 8월 초 부평성모자애병원에서 백혈병 치료를 받고 있는 정양의 상태가 악화돼 혈소판 수혈이 필요하다는 소식을 듣고 정양과 같은 O형 혈액형을 찾았다.

전체 대원 가운데 정양과 같은 혈액형을 가진 대원은 모두 30명. 혈액검사 등을 통해 몸 상태가 가장 좋은 이병철 수교(23) 등 5명은 정양을 위해 기꺼이 혈소판 수혈에 나섰다.

5차례에 걸쳐 혈소판을 수혈한 끝에 혼수상태로 중환자실에 있던 정양은 병세가 호전돼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정양의 부모는 “젊은 군인들 덕분에 혜수가 다시 푸른 하늘을 볼 수 있게 됐다”며 “혈소판을 수혈해준 은혜를 평생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인천구치소 직원들은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정양이 혈소판 수혈을 제때 받지 못했다는 소식을 듣고 성금을 모아 전달했다.

수혈에 참가한 이병철 수교는 “작은 희생이 꺼져가는 생명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게 돼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인천구치소 경비교도대는 자매결연한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요청할 때마다 혈액 수혈에 나서고 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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