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맞대결 재수생에 밀린다”高3생 몰려 수시 경쟁률 껑충

  • 입력 2003년 9월 7일 18시 22분


현재의 고교 3년생들이 재수생과 경쟁을 피해 수시모집에 적극 지원하면서 2004학년도 2학기 수시모집 경쟁률이 치솟고 있다.

재학생들은 2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가 어렵게 출제되자 수능에서 재수생이 재학생에 비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것을 감안, 학교생활성적부 반영률이 높은 수시모집에 몰리고 있다.

서울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 2004학년도 2학기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마감한 대학 대부분이 지난해보다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대는 6.77 대 1로 지난해 6.56 대 1보다 다소 높았으며 포항공대도 4.1 대 1로 지난해 3.42 대 1보다 경쟁률이 높아졌다.

이화여대는 지난해 5.92 대 1에서 7.4 대 1, 연세대 서울캠퍼스는 지난해 5.15 대 1에서 5.81 대 1, 서강대 역시 지난해 8.18 대 1에서 9.51 대 1로 지난해에 비해 경쟁률이 많이 올라갔다.

2004학년도 2학기 수시모집 선발인원은 2003학년도에 비해 12개 대학 3만4968명이 늘어났기 때문에 경쟁률 상승은 재학생의 지원이 대폭 늘어났음을 의미한다.

재학생들은 지난해 수능에서 재수생 평균성적이 재학생에 비해 인문계는 24.8점, 자연계는 37.5점이나 높아 정시모집에서는 재학생이 불리하다고 여기고 있는데다 2일 치러진 모의평가가 재학생의 불안감을 부추겼다.

서울외고 3학년 윤빛나양(18)은 “우리 반 학생 38명 가운데 28명이 수시모집에 지원했다”며 “모의평가를 본 뒤 수시모집에 응시할 생각이 없던 학생들도 상당수가 수시모집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윤양은 또 “수시모집에서 2개 대학에만 지원하려던 친구들이 선생님의 권유로 응시하는 대학 수를 늘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같은 반 학생의 70%가 수시모집에 지원했다는 서울 영신고 3학년 곽동준군(18)은 “수능 모의평가가 너무 어려워 같은 반 친구들 대부분이 정시모집에 지원하면 수능에서 재수생들에게 밀릴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현재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진행하고 있는 상당수 대학에서도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은 “2일 치러진 수능 모의평가는 재학생과 재수생 모두 큰 폭으로 점수가 떨어졌지만 재학생들이 위기감을 느껴 수시모집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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