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이날 밤 부안 수협 앞에서 촛불시위를 마친 부안 주민들이 전경버스 1대와 경찰 지프 1대 등에 불을 질러 차량이 전소됐다.
이 폭력사태로 김 군수가 머리와 몸 등에 중상을 입었으며 동행했던 부안군 문화관광과장과 사복경찰관 7, 8명도 주민들에게 폭행을 당했고 군수 관용 승용차가 부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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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화 실종… 결국 폭행사태로 |
김 군수는 절에 갇힌 지 7시간여 만에 경찰에 의해 구조돼 전북대병원으로 옮겨졌다. 병원측의 정밀 진단 결과 김 군수는 코뼈와 얼굴뼈에 타박상을 입었고 늑골이 부러지면서 폐를 다쳤다.
병원측은 “김 군수의 뇌와 장기 등에 대한 CT 촬영 결과가 나와 봐야 정확한 부상 정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과 주민 등에 따르면 김 군수 일행은 이날 오전 10시반경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유치에 대한 불교계의 협조를 구하고 사찰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내소사를 방문했고 이 소식을 들은 변산 진서면 주민 600여명이 이 절로 몰려 왔다.
김 군수는 이 절의 회주이자 선원장인 혜산(慧山) 스님을 만나 대화를 나눈 뒤 점심을 먹고 오전 11시40분경 절을 나서려다 주민들이 사찰 입구를 막는 바람에 절 안에 갇혔다.
이어 1000여명까지 늘어난 유치 반대 주민들은 차량으로 절 입구를 막았으며 일부는 군수 면담을 요구하며 경내로 들어와 ‘군수 물러가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김 군수는 오후 3시반경 절 안에서 시위를 벌이던 주민들 앞에 나와 대화를 시도했으나 흥분한 주민들이 욕설을 퍼붓고 물병과 돌을 던져 무산됐다.
다시 대화를 시도하던 김 군수는 여의치 않자 오후 4시10분경 절을 빠져나가려다 주민 20∼30명에게 10여분 동안 얼굴과 온몸을 주먹 등으로 무차별 폭행당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주민이 넘어진 김 군수를 짓밟아 머리와 코에서 피가 나고 얼굴이 피투성이가 됐으며 옷도 찢겼다.
또 일부 주민은 김 군수의 관용 승용차를 뒤집어엎었고 차에 시너를 뿌린 뒤 방화를 기도하기도 했다.
주민들에게 둘러싸여 있던 김 군수는 오후 7시경 경내로 진입한 경찰 2000여명에 의해 구출돼 119 앰뷸런스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차가 절 경내를 빠져나가는 동안에도 주민들이 돌을 던져 앰뷸런스 유리창이 깨지기도 했다. 경찰의 구출 작전 과정에서 주민과 경찰 수십명이 다쳤다. 경찰은 이날 대치 과정에서 18개 중대 2000여명을 절 외곽에 배치했으나 사찰측의 요청이 없어 곧바로 절 안으로 진입하지 못했다. 주민들은 경찰이 진입할 경우 사찰에 불을 지르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오후 10시경 주민 2000여명이 부안수협 앞에서 촛불 집회를 마치고 군청으로 행진하다 주변에 세워져 있던 전경버스 1대와 경찰 지프 1대에 불을 질러 차량이 전소됐으며 민간인 차량 1대도 파손됐다.
부안=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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