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얼굴없는 선행…훈훈한 한가위

  • 입력 2003년 9월 9일 16시 16분


추석을 앞두고 이름을 밝히지 않은 시민들이 잇따라 불우 이웃들에게 온정을 전하고 있다.

8일 오전 강원 춘천경찰서에 “불우한 소년소녀가장에게 전달해 달라”는 전언과 함께 164만원 상당의 쌀 800kg이 전달됐다. 춘천시 신동면의 한 정미소가 배달한 이 쌀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70대 할머니가 보내온 것.

이 할머니는 지난해부터 춘천경찰서에 쌀을 보내 왔다. 정미소 주인은 “할머니의 옷차림이 그리 넉넉해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무료 양로원을 운영하고 있는 ‘안식의 집’(강원 태백시)에 4일 과일 3상자가 배달됐다. 사과상자를 전해준 과일가게 직원은 “배달을 주문한 사람이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6일 강원 강릉시 교1동 동사무소에는 “추석을 맞아 불우한 이웃에게 전달해 달라”는 전언과 함께 200만원이 들어왔다. 동사무소에 따르면 돈을 전달한 사람은 “‘60세 된 남자’가 보냈다”고만 말했다. 동사무소는 이 돈으로 햅쌀을 구입해 불우 가정 67가구에 전달했다. 또 같은 날 이곳으로 ‘동네 사람’이라고 밝힌 사람이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전달해 달라며 50만원을 보내왔다.

강릉=경인수기자 sung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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