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매미' 남부 강타]빠른 '강제 대피령' 부산주민 살렸다

  • 입력 2003년 9월 13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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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매미’의 기습에 대비한 부산시 공무원들의 발빠른 행동이 주민들을 살렸다.

부산 서구청과 영도구청 및 관할 경찰서는 12일 태풍이 예상보다 빨리 북상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황급히 상습 해일피해 지역 500여명의 주민들에게 강제 대피명령을 내렸다.

서구청과 서부경찰서 직원들은 태풍이 오기 전인 이날 오후 2시부터 서구 암남동 송도해수욕장 해안도로 일대의 횟집과 모텔 주택 등을 돌며 방송을 해 주민들에게 대피할 것을 지시했다.

특히 구청 직원들은 횟집과 모텔의 영업을 중단시키고 손님들을 반강제로 모두 돌려보내도록 했으며, 상인들에게는 중요한 물건을 챙겨 대피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상인과 손님 등 300여명은 귀가했으며 주민 60여명은 인근 동사무소로 대피했다.

또 해변도로를 차단해 차량과 사람의 통행을 금지했고 방파제 옆에 주차한 차들은 강제로 견인조치한 뒤 직원들을 배치해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을 철저히 봉쇄했다.

이후 이날 오후 8시부터 13일 오전 3시까지 몰아닥친 엄청난 파도로 해안도로 주변 횟집과 주택 200여채가 쑥대밭이 됐고 주점 등 10여곳의 지하공간이 완전히 침수됐다.

횟집의 경우 1층은 물론 2층까지 유리가 대부분 깨지고 바닷물이 밀려들어 내부는 아수라장이 됐고 지하 주점들은 1층 계단 입구까지 물이 차올라 만약 영업을 하고 있었다면 엄청난 인명피해를 낼 뻔했다.

영도구청과 영도경찰서도 12일 8시경 부산 영도구 남항동 방파제 일대가 만조에다 태풍으로 해일의 우려가 높아지자 100여명의 직원들을 동원해 주민 130여명을 인근 초등학교에 강제로 대피시켰다.

1시간 뒤 해일로 500여가구가 침수돼 조금만 늦었다면 큰 피해를 보았을 상황이었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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