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많이 와도 대기오염 안줄어…올여름 미세먼지 되레 증가

올여름 이례적으로 잦았던 비도 서울 등 대도시의 공기를 맑게 하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환경부와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지역의 6, 7월 강수량은 각각 156mm, 469.8mm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1.4mm, 220.6mm의 2배 이상이었으나 미세먼지(PM10) 농도는 6, 7월 82μg, 53μg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2μg, 49μg보다 오히려 높아졌다.

주로 경유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이산화질소의 농도도 6, 7월 각각 0.038ppm, 0.031ppm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0.036ppm, 0.026ppm보다 약간 높아진 것으로 측정됐다.

대구지역 역시 6, 7월 강수량이 168.5mm, 535.6mm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3.3mm, 169.4mm의 3∼7배에 달했는데도 PM10 등의 농도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관계자는 “대기오염물질은 크기가 워낙 작은 미립자 형태여서 빗물에 좀처럼 씻겨 내려가지 않는 데다 강한 바람을 동반하지 않는 비는 대기순환을 정체시켜 오염도를 높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입자가 큰 황사는 서울의 경우 지난해 7차례, 16일간 발생했으나 올해는 비의 영향으로 2차례, 3일간만 나타나는 등 전국적으로 기를 펴지 못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