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 고려인 심장병어린이 돕기 교포-네티즌 성금 줄이어

  • 입력 2003년 9월 14일 18시 52분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는 고려인 어린이 김 발레리나양과 그의 할머니 김 베네라씨. -타슈켄트=박희제기자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는 고려인 어린이 김 발레리나양과 그의 할머니 김 베네라씨. -타슈켄트=박희제기자
“심장병을 앓고 있는 고려인(한국계) 어린이들을 도웁시다.”

많은 고려인이 모여 사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요즘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는 김 발레리나양(4)과 왕 빅토리아군(5)을 돕기 위한 운동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한국대사관부인회, 한국인청년회 등 현지의 여러 기관이 모금운동에 적극 나서는가 하면 타슈켄트에서 발행되는 고려신문은 김양과 왕군의 소식을 동포사회에 대대적으로 알리고 있다.

한국에서도 우즈베키스탄 인터넷 사이트(www.uzbek.co.kr) 게시판을 통해 이 같은 사연이 알려져 일부 네티즌들도 모금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7월 타슈켄트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중 김양을 검진했던 경상대 의료팀은 김양과 왕군을 23일경 한국으로 초청해 무료로 심장수술을 해 주기로 했다.

이 소식을 들은 김양의 할머니 김 베네라씨(57)는 “발레리나의 병을 고치기 위해 살고 있는 아파트를 팔아 모스크바의 병원에서 수술을 받으려 했으나 ‘수술이 위험하다’며 거부당했다”며 “고국의 도움으로 소원을 풀게 됐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고려신문 장익태(張益泰·57) 부사장은 “올해 들어 경상대와 한길안과병원 등 한국의 의료봉사팀이 타슈켄트를 많이 찾고 있는 데다 발레리나와 빅토리아 돕기 운동까지 벌어져 고국에 대한 고마움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상대 의료팀이 김양과 왕군의 수술비와 항공료, 체류비 등을 전액 지원하기로 했기 때문에 그동안 이들을 돕기 위해 모아진 성금은 다른 심장병 어린이를 위해 사용될 계획이다.

우즈베키스탄 주재 한국대사관 김성환(金星煥) 대사는 “고려인 어린이 돕기 운동을 계기로 고려인과 한국이 더 가까워지고 있다”며 “교민들과 협의해 별도의 성금 계좌를 개설해 사랑운동을 확산해 보겠다”고 말했다.

타슈켄트=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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