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루 이용료가 288만원인 귀빈용 장례식장을 연 서울대병원이 이번에는 이런 초호화판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어서 관심과 함께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16일 “10월 중순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건강검진센터를 열면서 하얏트호텔과 연계한 숙박검진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호텔에서 1박한 뒤 전신양전자단층촬영(PET-CT), 자기공명영상촬영(MRI) 등 첨단장비를 이용해 1회 검사비용이 100만원을 호가하는 검진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심장초음파와 전립샘초음파 검사, 알레르기혈액검사 등도 실시한다. 이 프로그램의 가격은 350만원. 웬만한 사람들은 엄두조차 내지 못할 수준이다.
숙박검진은 이미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 등에서 실시 중이다. 병원 특실에서 1박2일 또는 2박3일간 머물면서 검진을 받는 방식이다.
그러나 서울대병원은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숙박을 병원이 아닌 호텔에서 하도록 한다. 또 호텔과 병원을 오가는 데 리무진 승용차를 제공하고 전담 코디네이터까지 배치했다.
가격만 놓고 봤을 때도 서울대병원이 단연 최고다. 남자를 기준으로 서울아산병원은 1박2일에 210만원(2박3일은 355만원), 삼성서울병원은 특실 2박3일 숙박을 포함해 270만원이다.
이 검진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서울대병원 안팎에서는 적지 않은 논란이 일고 있다.
병원측은 “매년 100억원 정도의 적자를 보는 상황에서 수익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며 “숙박검진만 있는 게 아니고 40만원대의 저렴한 일반검진도 있는 등 프로그램을 다양화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아무리 그렇다 해도 공익성을 앞세워야 하는 국립대병원에서 수백만원짜리 검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것은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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