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부경찰서는 17일 숨진 김모씨(46·여)의 큰아들 박모씨(27)에 대해 존속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16일 오전 1시경 자신의 방에서 어머니 김씨와 소주와 맥주 등 술 5병을 나눠 마시다 만취상태에서 김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범행 직후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은 뒤 오전 2시10분경 어머니를 덮은 이불에 라이터로 불을 지르고 집을 빠져나와 독서실에 같이 다니는 후배에게 전화를 걸어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술 한 잔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씨는 오전 5시경 PC방에서 애인과 아버지(53)에게 “술을 먹고 이런 짓을 할 줄은 몰랐는데 내가 엄청난 짓을 했습니다. 미안합니다”는 내용의 e메일을 보낸 뒤 독서실에 가 있다 경찰에 붙잡혔다.
박씨는 경찰에서 “술을 마시다 복숭아를 먹기 위해 과도를 집어 든 뒤 기억을 잃었고 정신이 들어 주위를 살펴보니 어머니가 숨져 있어 무서운 마음에 불을 질렀다”고 말했다.
경찰은 “박씨는 2년 전 모 대학 법학과 3학년을 중퇴한 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 왔는데 평소에도 술을 마시면 정신이상 증세를 보여 최근 가족들이 병원에 데려가 정신감정을 받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 |
|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