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계장 부인 살해혐의 큰아들 영장

  • 입력 2003년 9월 17일 18시 24분


경찰서 형사계장 부인 살해사건의 범인은 아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17일 숨진 김모씨(46·여)의 큰아들 박모씨(27)에 대해 존속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16일 오전 1시경 자신의 방에서 어머니 김씨와 소주와 맥주 등 술 5병을 나눠 마시다 만취상태에서 김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범행 직후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은 뒤 오전 2시10분경 어머니를 덮은 이불에 라이터로 불을 지르고 집을 빠져나와 독서실에 같이 다니는 후배에게 전화를 걸어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술 한 잔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씨는 오전 5시경 PC방에서 애인과 아버지(53)에게 “술을 먹고 이런 짓을 할 줄은 몰랐는데 내가 엄청난 짓을 했습니다. 미안합니다”는 내용의 e메일을 보낸 뒤 독서실에 가 있다 경찰에 붙잡혔다.

박씨는 경찰에서 “술을 마시다 복숭아를 먹기 위해 과도를 집어 든 뒤 기억을 잃었고 정신이 들어 주위를 살펴보니 어머니가 숨져 있어 무서운 마음에 불을 질렀다”고 말했다.

경찰은 “박씨는 2년 전 모 대학 법학과 3학년을 중퇴한 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 왔는데 평소에도 술을 마시면 정신이상 증세를 보여 최근 가족들이 병원에 데려가 정신감정을 받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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