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배고프고 아플때 언제든 찾아와요”

  • 입력 2003년 9월 18일 21시 17분


‘외국인 노동자도 우리 형제’

매년 전국의 장애인 수용시설 원생들을 초청, 음식을 제공하고 울산의 산업시찰까지 시켜줘 ‘장애인의 대부’로 불리는 울산 북구 신현동 식당 들림집 주인 김성만(金聖萬·64)씨가 올 추석에 필리핀 노동자 30여명을 식당으로 초청했다.

김씨가 초청한 외국인은 김씨의 식당 앞으로 지나는 국도 31호선 확장공사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

김씨는 함께 일하는 한국인 직원들은 모두 명절을 쇠러 고향으로 갔으나 이들 외국인은 타국에서 쓸쓸하게 보내는 것을 보고 추석날 저녁에 식당으로 초청, 술과 음식을 푸짐하게 대접했다.

이들 노동자들은 식당을 떠날 때 김씨가 “배가 고프거나 몸이 아플 때는 언제라도 찾아오라”고 작별인사를 건네자 눈물을 글썽이며 김씨의 손을 잡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씨는 “일부 악덕 업주들이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혹독하게 일을 시키고 임금을 주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말을 듣고 우선 가까이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를 위로하기 위해 초청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에는 울산 남구 무거동 울산양육원의 원생 140명을 1박2일 일정으로 초청, 식사를 대접하고 산업시찰을 시켜주는 등 1997년부터 매년 10여 차례씩 전국의 불우시설 원생들을 초청해 무료 급식과 산업시찰을 시켜주고 있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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