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국제 표준이 '김치'인데 '기무치'라니…"

  • 입력 2003년 9월 19일 22시 36분


다음달 14일 개막될 제10회 광주김치축제 홍보물의 ‘김치’ 표기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광주시는 이달 초 ‘광주김치축제’, ‘Gwangju Kimch Festival’, ‘光州 キムチ祝祭’, ‘光州 泡菜節’ 등 4개 국어로 된 현수막과 휘장 등을 제작, 시내 주요 간선도로변 등에 걸어 놓았다.

문제는 김치를 일본어 ‘기무치’(キムチ)로, 중국어 ‘파오차이’(泡菜)로 표기하는 것이 과연 우리 고유음식으로 성가를 높이고 있는 ‘김치’를 홍보하는데 적합하느냐는 것.

이 홍보문구를 접한 일부 시민들은 “일본인 중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배려로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일본의 ‘스시’처럼 김치는 ‘김치’ 그대로 부르도록 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 미국에서 열린 제20차 국제식품규격(CODEX) 회의에서 일본과 경합 끝에 ‘기무치’ 대신 ‘김치’를 국제유통 기준으로 확정한 사실을 감안할 때 ‘김치’ 표기를 고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이 행사가 ‘김치의 세계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축제명칭을 각 국가별 표기법 대신 ‘김치’ 단일발음으로 통일해 그 브랜드파워를 한층 더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김치를 일본어나 중국어로 표기하기가 어려워 해당 국가별 명칭을 사용했다”며 “내년부터는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다른 표기법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광주=김권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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