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집 언제 줍니까” 이재민 공급지연 애태워

  • 입력 2003년 9월 21일 18시 19분


태풍 ‘매미’로 인해 집을 잃은 이재민들이 추위가 닥치는 데도 ‘컨테이너 하우스’를 공급받지 못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번 태풍으로 집을 잃고 열흘째 가족 2명과 함께 자신의 소형 어선에서 지내고 있는 경남 거제시 장목면 강모씨(55)는 21일 “며칠 전 거제시청에서 컨테이너 하우스를 지급하겠다고 실태를 조사해 갔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소식이 없다”며 “‘선상생활’을 얼마나 더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통영시 욕지면 김모씨(60)도 집이 파손돼 이웃의 정모씨(64) 집에 얹혀 지내고 있으나 당장 새 집을 지을 형편도 아니어서 컨테이너 하우스가 공급되기를 고대하고 있다.

경남지역 이재민 가운데 이날까지 이웃이나 친척집, 마을회관 등 임시 거처에서 생활 중인 이재민은 905가구 2521명. 거제시가 222가구 749명으로 가장 많고, 통영시가 124가구 312명, 마산시가 97가구 311명 등이다. 이들 중 주택이 무너졌거나 복구가 어려울 정도로 침수된 가구는 새 집을 지을 때까지 적어도 몇 달은 컨테이너 하우스에서 생활해야 하지만 컨테이너 하우스의 공급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거제시 80여개, 마산시 50여개 등 경남도 내 수해지역에서 당장 필요한 컨테이너 하우스는 300개 이상으로 추정되지만 대부분의 시군은 현재 이재민을 상대로 정확한 수요를 파악 중이어서 주문을 하지 못한 상태다.

더구나 경남지역 내 30여개의 컨테이너 하우스 제작업체들이 대부분 영세업체여서 하루 1, 2개만 생산이 가능해 공급도 원활하지 못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경남지역의 이재민들에게 컨테이너 하우스가 모두 지급되려면 다른 지역 업체에 제작 의뢰를 하더라도 빨라야 내달 초순경이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거제시청 도시과 정명출씨는 “날씨도 추워지는데 컨테이너 하우스를 구하기 어려워 큰 문제”라며 “다른 시도의 제작 업체에도 연락을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거제=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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