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구구식 교통대책 …수도권 교통난 여전히 '빨간불'

  • 입력 2003년 9월 21일 18시 31분


정부의 주먹구구식 교통대책으로 경기 용인 등 수도권 남부지역의 교통난이 당분간 해결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21일 건설교통부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감사원은 올 4월 건교부의 ‘수도권 남부지역 교통개선대책’에 대한 감사 결과, 대책이 부적절하게 추진되면서 사업이 최고 2년 이상 지연되고 사업비 부담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지적했다.

영덕∼양재 도로는 서울시와 사전 협의 없이 6차로로 계획해 설계에 착수했다가 서울시 연결지점인 헌릉로 등 서울시내 도로 교통 혼잡에 대한 우려로 이 구간을 4차로로 변경하면서 설계기간이 10개월 정도 지연됐다.

이에 따라 2006년 말 완공으로 계획된 이 도로는 2년 늦은 2008년 말에나 완공될 것으로 감사원은 예상했다.

영덕∼양재 고속도로는 경기 용인시 영덕리와 서울 서초구 염곡동(헌릉로)을 연결하는 총길이 23.7km의 4∼6차로 도로로, 판교신도시를 포함한 수도권 남부 교통대책의 핵심이다.

특히 이 사업은 한국토지공사가 용인 서북부지역 택지개발사업 과정에서 나오는 개발이익으로 사업비를 조달할 계획이었으나 사업비가 당초 계획보다 6000억원 정도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민자유치 사업으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자사업으로 바뀌면 인천공항고속도로나 천안∼논산고속도로 등과 같이 통행료가 비싸질 가능성이 커 그만큼 이용객의 부담은 늘어날 전망이다.

수도권 남부와 서울을 잇는 분당∼의왕∼신림 도로는 종점이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경기 안양시 석수동으로 변경되고 사업도 경기도가 주도하는 공공사업에서 민자사업으로 바뀌었다.

당초 분당∼의왕 구간만 경기도가 시행할 계획이었으나 분당∼의왕∼석수 구간 전체를 경기도가 맡게 되면서 사업비 조달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 밖에 △용인 서북부지역 중리∼죽전 △용인∼분당 △신갈우회도로 △삼막곡∼동백 등 4개 도로는 설계용역비를 확보하지 못했거나 도시계획이 결정되지 않는 등의 이유로 최대 2년까지 사업이 늦어지는 데도 건교부는 적절한 교통개선 대책 등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전철도 상황은 마찬가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선 연장사업은 그동안 예산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앞으로 매년 평균 2000억원의 예산을 확보하더라도 오리∼기흥 구간의 계획준공시기(2006년 말)를 지키기 어려운 상태다. 그런데도 건교부는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2006년 준공 사업으로 추진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건교부는 전철 분당선 오리∼수원 연장구간 가운데 오리∼기흥은 2006년, 기흥∼수원은 2008년 각각 준공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수도권 남부지역 교통대책 지연 현황
구분공사 준공 시기지연 이유
당초변경지연 기간
서울연결영덕∼양재2006년12월2008년12월2년설계변경, 민자전환
분당∼분당∼의왕2006년12월2009년2월2년2개월사업구간조정,
신림의왕∼신림2008년12월2009년2월2개월민자전환
용인내부도로중리∼죽전2004년12월2006년12월2년입체교차로 전환
용인∼분당2004년12월2005년9월9개월성남시 반대
신갈우회2007년12월2008년12월1년실시설계비 미확보
삼막곡∼동백2004년12월2005년9월9개월도시재정비계획 지연
전철분당선오리∼수원오리∼기흥2006년12월2007년 이후1년 이상예산 확보 지연
기흥∼수원2008년12월미정미정예산 확보 지연
자료:건설교통부, 경기도, 한국토지공사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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