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국정감사]尹부총리 “판교 학원단지 반대”

  • 입력 2003년 9월 22일 18시 40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정감사를 한 번 더 해야겠다.”

22일 국회 교육위 국정감사에서는 교육인적자원부가 판교신도시의 학원단지 조성 계획을 사전에 알고 있었으면서도 정책협의조차 안 된 것처럼 모르쇠로 일관하다 들통이 나는 웃지 못할 사태가 벌어졌다.

이날 국감에서 윤덕홍(尹德弘)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미경(李美卿·민주당) 의원이 “(건설교통부가 발표한) 판교신도시 학원단지 조성 계획을 사전에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신문을 보고 처음 알았다”고 답변했다.

윤 부총리는 “학원단지에 대해 건교부와 정책 협의를 했느냐”는 김정숙(金貞淑·한나라당) 의원의 질문에도 “학원단지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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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윤경식(尹景湜·한나라당) 의원은 “재정경제부 보도참고자료에 따르면 교육부와 건교부가 5월부터 학원단지를 포함한 판교신도시 교육문제에 대해 협의해 온 것으로 돼 있다”며 “거짓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추궁했다.

실제로 5월 30일 재경부 차관 주재로 열린 신도시 교육여건 개선방안 회의에 대한 보도참고자료에는 ‘신도시 내에 우수 교육시설 및 학원을 패키지로 유치할 수 있는 교육인프라 집적지역을 신도시 계획과정에 반영하기로 함’이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날 회의에는 교육부와 건교부, 경기도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의원들의 추궁이 계속되자 교육부 서범석(徐凡錫) 차관은 “지난해 9월 주택시장 안정회의에서 신도시 학원단지 조성계획이 처음 논의됐으며 5월 재경부 회의에서도 이 같은 안건이 논의된 것이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서 차관은 “교육부는 학원단지 조성에 명백히 반대한다”며 “건교부도 이 같은 계획을 백지화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건교부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의원들은 “그렇다면 장관에게조차 보고가 되지 않았다는 말이냐”, “1년 전부터 논의된 계획을 장관이 아직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믿으란 말이냐”며 흥분했다.

의원들의 추궁에 윤 부총리는 “사실은 나도 15분 전에야 알았다”며 “내가 (교육)부 통괄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다”며 고개를 숙였다.

한편 서 차관은 “23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윤 부총리가 학원단지 조성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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