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상구 학장동에서 34년째 상하수도 용구제작에 전념하고 있는 디노엠텍(옛 신화공업사) 대표 강달영(姜達永·77)씨.
그는 공무원으로 재직하던 1968년 수도미터기 설치에 필수적인 ‘합성수지제 계량기보호통’을 개발, 특허를 받았다. 이 특허를 상품으로 생산하기 위해 69년 공무원생활을 접고 회사를 설립했다.
공장이라야 가내수공업 수준이지만 벤처기업인으로서 자부심과 기술력만큼은 대단하다. 그는 땅속에 파묻힌 수도미터기가 겨울철만 되면 수도계량기 동파사태가 잇따르고 수도료 과다 공방이 끊이지 않자 90년대 초부터 새로운 수도미터기 개발에 나섰다.
기존 미터기의 경우 16개에 달하는 수평기어가 맞물려 감속회전하면서 계측하는 방식으로 복잡했다. 또 수도 사용량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땅속이나 집 안에 있는 수도미터기를 확인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고 검침 능률도 뒤떨어졌다.
그러나 그가 최근 개발한 수도미터기는 수평기어와 수직기어 하나 만으로 수도 사용량을 측정할 수 있는 간단한 구조로 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미터기에서 측정한 수도 사용량을 전기계량기와 같이 집 바깥의 적산계를 통해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아파트의 경우 관리실에 공동으로 적산계를 설치할 수 있다. 그만큼 검침 방법이 간단해 능률도 월등할 뿐 아니라 동파 위험도 거의 없다.
그는 이 기술 개발로 2000년 특허청으로부터 발병특허를 받고, 2002년 10월에는 일본에서도 발명특허를 받았다. 올 7월에는 기술개발의 마지막 검증단계인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으로부터 형식인증을 받았다.
그는 기술혁신개발자금 7200만원을 지원 받아 개발한 이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해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중소기업진흥공단과 중소기업청에 기술개발사업화 자금 5억원 신청했다.
그러나 이들 기관에서는 “재무건전성이 확보되지 않았다”거나 “재무구조를 제외하더라도 사업성과 기술성이 떨어진다”는 등의 이유로 신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공식 통보했다. 탄원서와 함께 이의 및 질의를 해 놓은 강 사장은 “국가에서 인증해 주고 기술개발자금까지 지원해 준 기술에 대해 사업화 자금을 지원해 줄 수 없다는 것은 국가를 믿지 말라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항변했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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