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국정감사]노동부…'노사 로드맵' 한목소리 질타

  • 입력 2003년 9월 24일 03시 22분


23일 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최근 노동부가 노사정위원회에 보고한 ‘노사관계 법 제도 선진화방안(로드맵)’에 대해 여야를 가리지 않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인 박인상(朴仁相·민주당) 의원은 로드맵이 그 정당성의 근거를 ‘글로벌 스탠더드(국제기준)’에서 찾고 있지만 직장폐쇄, 쟁의행위 규제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국제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행정고시 합격 후 노동부 노동보험국장 직업훈련국장 등을 지낸 전재희(全在姬·한나라당) 의원도 노사관계 로드맵을 ‘어설픈 것’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전 의원은 “로드맵을 마련한 노사관계제도 선진화연구위원회의 연구용역 기간이 당초 12월까지였는데도 노동부가 서둘러 잠정안을 보고하도록 한 것은 대형 노사분규 해결 과정에서 정부가 보인 무원칙에 대한 비난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덕규(金德圭·통합신당) 의원은 직장폐쇄 요건 및 대체근로 제한 완화, 정리해고 요건 완화 등 로드맵의 내용이 지나치게 경영계 쪽에 치우쳐 있어 근로자들의 고용불안 심리를 자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승철(李承哲·한나라당) 의원도 “로드맵에 대해 노동계는 물론 경영계도 반발하고 있는데 어떻게 합의를 이끌어 낼 것이냐”고 물은 뒤 “로드맵은 ‘노사화합’으로 포장됐지만 정작 알맹이는 ‘노사대립’”이라고 규정했다.

이에 권기홍(權奇洪) 노동부 장관은 “세계에서 가장 뒤떨어진 우리의 노사관계를 선진화하기 위해 법과 제도를 개선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다소 진통을 겪더라도 최대한 합의를 유도하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독자적으로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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