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주간지 주간동아는 최근호(402호)에서 지난 8월28일 방송돼 최근의 ‘이민열풍’을 단적으로 보여줬던 현대홈쇼핑의 캐나다 이민상품 판매를 예로 들며 이민열풍의 실체와 문제점을 낱낱이 지적했다.
현대홈쇼핑이 판매한 이민상품의 대상지 캐나다 매니토바주의 경우 절차와 요건이 까다로운 연방이민법을 적용한 게 아니라 그보다 쉬운 주이민법을 택하고 있는 도시여서 방송에서 광고한 ‘고졸 이상’이라는 비교적 쉬운 요건이 가능했다.
캐나다로의 연방이민 중 투자이민과 기업이민은 금전적 여유가 없으면 힘들다.
상대적으로 돈이 덜 드는 기술(독립)이민도 학사 이상의 학력과 유창한 영어실력, 해당 분야 4년 이상의 경력 등 그 요건이 매우 까다롭다. 그러니 상대적으로 수월한 조건의 이민상품에 시청자의 귀가 솔깃해진 것은 당연한 일.
그러나 이에 대해서 주한 캐나다 대사관 관계자는 “업체측이 광고한 조건으로 계약한 사람들을 매니토바 주정부가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면서 “현재로선 그동안의 관행과 비교할 때 턱없이 완화된 조건을 내세웠다”고 말했다.
또 캐나다의 주별 이민프로그램은 1년에 받을 수 있는 이민자 수가 한정돼 있는 쿼터제로 운영된다.
이 때문에 이민 자격요건이 강화될 수밖에 없고 그만큼 영주권을 받는 사람들은 극히 적을 것이라는게 이민 관련업계 종사자들의 말.
이에 대해 홈쇼핑 이민상품 납품업체의 한 관계자도 “이민신청이 받아들여질지의 여부는 두고 봐야 안다”며 “영주권을 취득하지 못할 경우엔 납입한 돈의 20%를 돌려줄 계획”이라고 털어놓았다. 즉 이민상품을 구입한다고 무조건 이민을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뜻.
현대홈쇼핑의 이민상품 판매 첫 방송은 단일 품목 단일 방송시간 사상 최고 매출액인 175억원을 기록했으며 2차 방송 때는 20대(10.9%)와 30대(49.5%)가 판매의 60% 가량을 차지했다.
이는 우리 사회에서 이민을 준비하는 20~30대 젊은층이 크게 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젊은층의 이민 성공률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데 있다.
‘국제이주개발공사’ 홍순도 사장은 “지난해 우리 회사가 이민을 컨설턴트 한 세대주 가운데 30대 중반~40대 중반이 50%를 차지했고, 20대~30대 중반은 25% 정도를 차지했다”며 “이민을 원하는 젊은층이 늘어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여전히 이들이 이민에 성공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민업체 관계자도 “어떤 일이라도 좋으니 외국에만 갈 수 있게 해달라며 막무가내로 매달리는 20, 30대가 많다”면서 “비숙련공 미국비자(EB-3)를 받는 게 유일한 방법이지만 실제로 20대 실업자가 이민에 성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민 갔던 이들 가운데 현지에 적응하지 못하고 돌아오는 역이민자도 상당수여서 지난해 총이민자 1만1178명 중 역이민자도 3000여명에 달하고 있다.
이처럼 문제점이 속출하자 일각에서는 이민 행렬을 부정적인 시선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측면도 고려해, 이민자들이 성공적으로 정착한 뒤 나중에 우리 사회에 득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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