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왕 웅장한 족적에 큰 긍지” 장보고 日유적지 답사

  • 입력 2003년 9월 24일 18시 03분


21일 일본 나라 호류지에서 ‘2003 해상왕 장보고 일본 유적 답사’에 참가한 교사들이 한일 고대 문화 교류에 대해 김문경 숭실대 명예교수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 해상왕장보고기념사업회
21일 일본 나라 호류지에서 ‘2003 해상왕 장보고 일본 유적 답사’에 참가한 교사들이 한일 고대 문화 교류에 대해 김문경 숭실대 명예교수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 해상왕장보고기념사업회
9세기 신라인의 모습을 한 신라명신상이 비불(비佛)로 모셔져 있는 일본 혼슈 비와코(琵琶湖) 남서쪽 오쓰(大津) 적산선원(赤山禪院).

“일본 천태종을 크게 일으킨 엔닌(圓仁) 스님은 장보고(張保皐·?∼841)를 비롯한 신라인들의 도움으로 9년 반 동안의 당나라 유학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엔닌 스님은 이곳에 적산선원을 세우고 신라명신(新羅明神)을 모실 것을 유언으로 남겼습니다.”

‘2003 해상왕 장보고 유적지 답사’를 위해 일본을 방문해 20일 이곳을 찾은 60여명의 교사들은 안내원의 설명에 굵은 빗줄기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뜰 줄 몰랐다.

40여년간 장보고를 연구한 숭실대 김문경(金文經·72) 명예교수는 “일본인들은 지금도 신라명신을 부(富)를 가져다주는 신으로 숭상하고 있다”면서 “장보고를 중심으로 한 신라 선단(船團)이 뛰어난 항해술과 조직력으로 바다를 장악, 동아시아 문물 교류에 앞장섰음을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올해로 3년째를 맞는 이번 답사는 초중고교 역사, 사회과 교사들에게 장보고의 역사적 업적을 올바로 알리기 위해 재단법인 ‘해상왕 장보고 기념사업회’와 동아일보 공동 주최로 마련됐다.

추첨으로 선발된 교사 98명 가운데 66명이 1차로 18일부터 23일까지 5박 6일간 일본 오사카, 교토, 나라, 후쿠오카 등지를 돌며 장보고와 신라 선단의 발자취를 더듬었다.

충남 부여중 유향숙 교사(39·여)는 “답사를 통해 장보고가 동아시아 바다를 자유로이 넘나든 국제적 인물이었음을 알게 됐다”면서 “바다가 우리 민족의 활발한 무역활동의 무대였다는 것을 학생들에게도 전해 넓은 안목을 갖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화 삼성초교 임영미 교사(36·여)는 “대륙적 관점에서만 생각해 오던 역사를 해양사적 관점에서 이해하게 돼 매우 뜻 깊다”면서 “아이들과 함께 동아시아 지도를 거꾸로 걸어 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답사에 참가한 동국대 사학과 윤명철 교수는 “9세기에 문물 교류에 앞장서고 국경을 넘나드는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한 장보고는 무역과 문화의 시대인 21세기에 모델이 될 만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32명으로 구성된 2차 답사단은 25일 출발한다.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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