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청 국감 갔던 의원6명 인근식당서 굴먹고 식중독

  • 입력 2003년 9월 24일 18시 31분


식품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대한 국정감사 도중 국회의원들이 점심을 잘못 먹어 식중독 증세를 보인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국회 보건복지위가 식약청에 대한 국감을 벌였던 23일 점심시간 때 국회의원 13명과 식약청 간부 등 20여명이 서울 은평구 녹번동 식약청 인근의 한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한 것이 발단.

식중독 증세를 보인 의원들은 “점심식사 때 먹은 굴이 상한 것 같고, 23일 오후부터 식중독 증세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증세가 나타난 의원은 6명 정도로 이 가운데 임채정(林采正), 심재철(沈在哲), 이재선(李在善), 박종웅(朴鍾雄) 의원의 증세가 상대적으로 심한 편.

이들 의원은 24일 열린 보건산업진흥원에 대한 국감에서 자리에 앉아 정상적으로 국감을 진행하기가 힘들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아 임 의원 등 일부는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한 의원은 “굴을 먹은 뒤 저녁부터 복통과 설사 증세가 나타나 몸이 매우 힘든 지경”이라며 “식품 안전의 주무 부서인 식약청 국감 도중 의원들이 식중독을 일으켰다는 것은 우리 식품 안전 관리의 현 주소를 보여주는 게 아니겠느냐”고 일침을 놨다.

이에 대해 식약청 정연찬(鄭淵贊) 차장은 “의원들과 함께 식사한 식약청 간부들은 별 이상이 없다”며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