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신동수 교수 "기업-공직서 쌓은 경험 대학에 접목"

  • 입력 2003년 9월 24일 19시 02분


“활기찬 학생들과 호흡을 맞추다 보니 몸도 마음도 젊어져 요즘 ‘사는 맛’을 느낍니다.”

대구시 정무부시장에서 물러난 뒤 대기업의 러브 콜을 뿌리치고 ‘대학교수’로 변신한 신동수(申同秀·58) 대구 영진전문대 산학협력단장의 인생 행보가 화제다.

2000년 현대전자 상무이사 자리를 포기하고 대구시 정무부시장 공모에 지원, 14대1의 경쟁률을 뚫고 변신에 성공한 그는 5월 3년가량의 공직생활을 정리하고 6월부터 대학교수의 길을 걷고 있다.

“대구지하철 방화참사와 관련, 고위공직자들의 책임논란이 제기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부담스러워 다른 길을 찾고 있던 중 영진전문대학측의 제의를 받아들여 자연스럽게 대학 강단에 서게 됐습니다.”

그는 ‘변신과 변화’를 추구하는 이유에 대해 “현대전자 임원으로 있던 95년부터 3년간 14억달러 규모의 현대전자 미국 현지 법인을 설립하면서 여러 가지 난관을 이겨낸 뒤 개인적으로 ‘어떤 일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이런 자신감과 성취의욕이 또 다른 인생을 개척하고 도전하는 데 밑천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교수는 충남 부여 출신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 한국신탁은행을 거쳐 현대그룹에 입사한 이후 현대건설과 현대전자 미국현지법인 수석 부사장을 지내 영어 중국어 일어 등 3개 국어를 구사할 수 있다.

특히 영어구사 능력이 뛰어나 대학측은 그에게 이번 학기부터 ‘e비즈니스 영어 강좌’를 맡겼다.

우리 대학생들이 너무 문어체 위주의 영어에만 노출돼 있는 것 같다고 진단한 그는 “간단 명료하게 의사표시를 하는 실용회화와 구문 등을 집중적으로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가까이 미국에서 현지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경영을 하면서 미국인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정확히 할 수 없어 빚어진 여러 가지 해프닝과 현지 주민들과 언론을 상대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가질 수 있었던 경험 등을 살려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교 때부터 잠자는 시간외에는 ‘AFKN청취’를 생활화할 정도로 영어 공략에 신경을 썼다는 그는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했지만 20년 가까이 외국생활을 하며 영어공부에 매달려 이제 전공이 영어인 지 회계학인지 모를 정도”라고 웃었다.

그는 “‘주문식 교육’이라는 독특한 교육방식으로 산학협력의 본보기를 보이고 있는 영진전문대학을 지방 최고의 대학으로 만드는 데 힘을 보태기 위해 기업과 행정에서 쌓은 경험을 살려 나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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