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매미’로 개항(1882년) 이래 최악의 재난을 당한 울릉도에 오징어 성어기가 왔는데도 어군(魚群)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어민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24일 울릉군에 따르면 7월말 올해 첫 오징어 어군이 형성된 이후 태풍 이전까지 잡은 오징어는 561t(10억 200만원), 태풍 이후 현재까지는 87t(7800만원)으로 총 648t(10억 8000만원)의 어획고를 올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2259t(34억 5700만원)에 비해 어획량은 2.5배, 어획금액은 2.2배 가량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이맘때는 하루 100t 이상 오징어를 잡았으나 올해는 20t 안팎에 불과해 어민들이 출어를 미룰 정도로 고통을 받고 있다.
어업전진기지인 울릉 저동항에서 바다만 바라보고 있는 오징어 잡이 어민들은 “예년의 경우 태풍이 지나가면서 바닷물을 뒤집으면 어군이 오히려 더 잘 형성되곤 했는데 올해는 사정이 달라 보통 걱정이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울릉도 전체 어선 360척 가운데 60% 가량은 거의 날마다 출어해 오징어 조업을 하고 있으나 기름값 충당도 어려울 만큼 조업 실적이 좋지 않다.
울릉군은 올해 오징어 어획 목표를 1만 684t(196억원)으로 잡고 있으나 목표에는 턱없이 부족할 전망이다.
울릉어업인회 김성호(金成浩) 회장은 “태풍으로 울릉 전체가 큰 타격을 받았는데 오징어까지 잘 잡히지 않아 어민들 생계가 위협 받고 있다”고 걱정했다.
울릉=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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