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폭력 후 쾌감느껴" 51% 중고생 500명 조사

  • 입력 2003년 9월 24일 19시 50분


학교 폭력을 행사한 경험이 있는 중고교생 절반 이상이 폭력 후 쾌감을 느꼈다고 밝히는 등 학교폭력에 대한 청소년들의 생각이 크게 비뚤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 김해YMCA는 “최근 김해지역 남녀 중고생 500명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실태를 조사한 결과 폭력 후 쾌감을 느꼈다고 응답한 학생이 51.8%나 됐다”고 24일 밝혔다.

복수 응답인 이 질문에서 조사대상 학생의 33.3%가 ‘매우 쾌감을 느꼈다’고 응답했고, 18.5%는 ‘약간 쾌감을 느꼈다’고 대답했다.

또 ‘피해 학생에게 미안한 마음이나 죄책감을 크게 느끼지 않는다’는 응답이 40.7%, ‘뒷일에 대한 두려움이 별로 없었다’는 응답이 48.1%를 각각 차지했다.

반면 피해 학생들은 74.1%가 ‘복수하고 싶다’, 37.7%가 ‘자살하고 싶은 마음’, 53.7%가 ‘불안해서 학교에 다니기 싫다’고 밝혔고 66%는 ‘어쩔 수 없어 자포자기하는 마음’이라고 답했다. 폭력을 당한 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 경우(42.3%)가 많았으며 나머지는 가족이나 친척(23.1%), 친구와 선배(11.5%), 선생님(7.7%)에게 알리거나 설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해YMCA 관계자는 “학교 폭력을 줄이기 위해서는 유해 환경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와 함께 공동체 의식을 키울 수 있는 인성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해=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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