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우당 문익점(三憂堂 文益漸) 선생이 목화를 처음 재배한 곳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문경현(文暻鉉·68·한국사·사진) 경북대 명예교수는 최근 ‘경북사학’이란 학회지(제26편)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문익점의 사행(使行)과 목면 전래’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문 선생은 중국 원(元)나라 강남지방에서 목화씨 10개를 가지고 공민왕 13년(1364년) 10월 고려에 돌아온 뒤 곧 고향인 산청에 내려왔다”며 “문 선생은 목화씨 절반을 고향마을(사월리)에서, 문 선생의 후처 아버지였던 정천익(鄭天益) 선생은 사월리에서 6km 떨어진 진양 정씨 집성촌인 관정마을에서 나머지 절반을 재배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 선생이 재배한 목화가 성공해 10년 만에 온 나라에 확산된 것은 정씨의 큰 공이지만 그렇다고 문 선생이 목화를 첫 재배한 곳까지 잘못 알려져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들어 경남 진주와 단성 지방에는 ‘정천익 선생이 단성에 살면서 목화를 재배해 배양마을이라는 명칭이 생겼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문 교수는 또 그동안 논란이 돼 온 문 선생의 출생 및 사망 연도, 원나라 사신으로 갔던 시기 등에 대해 문헌을 정밀 분석한 결과 △출생은 1331년(고려 충혜왕 원년) △원나라 사신으로 간 때는 1362년(공민왕 11년) △귀국은 1364년(공민왕 13년) △면화 시험재배는 1365년(공민왕 14년) △사망은 1398년(조선 태조 7년)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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